◆SK그룹
SK그룹은 SK에너지·SK네트웍스·SK텔레콤 등 핵심 계열사와 삼성전자·삼성전기·현대중공업·안철수연구소 등 대중소 연합군으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사업에 나선다. 발전·송전·배전 등 본연의 전력 부문은 한국전력이 할 수밖에 없지만 배전 일부와 판매단에 엮여 있는 분야에서 신규사업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SK는 강력한 통신인프라와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서비스 개발 능력, 전국 각지에 분산돼 있는 주유소 등이 강점이다.
SK는 자유공모 중인 스마트 플레이스와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 분야에서 각각 SK텔레콤과 SK에너지가 주관기관을 따내기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완료하고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종산업 간 결합이 필요한 스마트그리드 산업인 만큼 SK그룹 계열사 외에도 가전 업체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또 스마트 리뉴어블 분야에는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에 SK텔레콤과 SK에너지가 참여하는 등 제주 실증단지를 통해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스마트 플레이스 분야에서는 SK텔레콤을 주관기관으로 해서 SK에너지·SK건설·SK브로드밴드·SK C&C·SK 텔레시스 등 SK 계열사들이 총동원됐다. 여기에 삼성전자·삼성전기·현대중공업·한국토지주택공사·HP·안철수연구소 등 대·중소 기업을 포함해 총 30개 기업이 참여한다. SK에너지가 주관기관으로 출사표를 던진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 분야에는 SK텔레콤·SK네트웍스·SK엔지니어링·일진전기·이엔테크 등 13개사가 포진했다.
SK는 제주 실증단지를 통해 △에너지세이빙매니지먼트(ESM) △에너지마켓플레이스 △전기자동차를 통한 스마트그리드(V2G)에 대한 실증 실험을 할 예정이다. 3∼5년간의 투자를 통해 기반을 닦고 궁극적으로는 미국·중국·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 공략 포인트를 맞춘다는 계획이다.
SK가 그리는 스마트그리드는 가정·상가·공장 등 수용가에 에너지효율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에너지효율을 높여 비용절감 효과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한국전력 등 전력회사와 전력 소비자단의 중간에서 에너지 절약 솔루션과 디바이스를 서비스로 제공함으로써 수익기반을 창출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SK 관계자는 “대체로 발전소는 발전능력 중 70%를 가동하고 나머지 30%는 피크 때에 대비해 예비로 두고 있는데 소비자 단의 전력수요관리를 지능화하면 발전시설이 항상 오버 용량을 가져가지 않아도 되는 피크 세이빙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발전시설과 고객의 접점이 되는 ‘라스트 1마일’ 전략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다는 전략이다. 오랜 기간 동안 통신사 고객의 다양한 서비스 요구에 대응해 온 경험과 노하우는 소비자 입맛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는 소비자단 전력판매가 없다는 점에 착안, 가상 시뮬레이션을 도입한 가상전력 거래시장을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증권을 거래하는 한국거래소 같은 가상의 전력시장이 형성되면 특정지역 수용가의 전력 판매가 가능해지고 결과적으로 실시간 전력요금체제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자동차를 통한 스마트그리드 역시 SK에너지와 SK네트웍스 등 SK의 주력자원이 결합하면 다양한 비즈니스모델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포스콘
포스콘(대표 최병조)은 태양광·풍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원을 한전과 연계하고 분산형 전원(마이크로 그리드) 운용 플랫폼을 구축, 녹색에너지의 활용 기반을 구축하는 스마트 리뉴어블 과제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포스콘은 범정부 차원에서 시행 중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지능형 전력망(스마트그리드) 사업에 본격 나서기로 하고, 지난달 제주도 실증단지 구축사업(국책과제) 공모에 참여하기 위해 컨소시엄 발대식을 가졌다.
컨소시엄에는 포스콘을 주관기업으로 포스코·포스데이타·포스코파워·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 포스코 패밀리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LG화학·제주대학교가 참여,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형 스마트그리드 모델을 구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포스코 그룹은 지난 2월 정준양 회장 취임 이후 범포스코 녹색성장위원회를 운영, 연료전지와 태양광 발전 등을 미래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 스마트그리드 구축사업을 거쳐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현재 리뉴어블 분야에서는 포스콘과 한국전력·현대중공업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 경합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콘은 공정제어 감시시스템 전문회사로 연간 5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경북 포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최병조 사장은 “스마트그리드 사업은 향후 국가 기간 산업으로 집중 육성되고 있는 차세대 유망사업”이라며 “포스콘은 공정제어 시스템 분야의 앞선 기술을 토대로 한국형 스마트그리드 구현을 위한 최적의 시스템을 조기에 발굴해 세계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선도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월 실증단지 구축사업 시행공고가 나온 제주 실증단지 사업은 11월 중순께 컨소시엄별 주관기관을 선정, 오는 12월에 본격적인 실증에 착수한다.
정부 지원금은 370억원이고 총사업기간은 42개월이며 복수 과제(컨소시엄)를 자유 공모방식으로 선정한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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