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정부가 ‘연구개발(R&D) 속도전’에 돌입한 후 첫 성과물이 나왔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나경환·이하 생기원)은 용접·접합연구부 김종훈 박사팀이 지난 1월 개발에 착수한 ‘알루미늄 소재에 대한 용접기술 및 차체 부품 적용 기술’을 10개월여 만에 개발 완료하고 시제품 제작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13개 정부 출연연구소가 일제히 R&D 속도전에 뛰어든 뒤 첫 테이프를 끊은 셈이다. 당초 2년으로 계획한 기술개발 과제를 10개월여 만에 시제품 제작까지 완료함으로써 절반 이상 비용과 시간을 줄였다.
김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은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핵심 소재로 각광받지만 용접이 까다로워 양산이 어려운 알루미늄소재의 고품위 용접기술이다. 알루미늄은 강철보다 용융점이 낮고 열전도도가 높은데다, 용접 후 변형이나 균열이 잦은 것이 큰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김 박사팀은 직류 저항점 용접방식을 이용, 전원제어를 기존 교류(AC) 방식에서 직류(DC) 방식으로 바꿔 공정제어가 쉬우면서도 제품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복잡한 장비와 용접 시간을 대폭 단축한 새 레이저 방식으로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생기원 측은 이 용접기술의 확산으로 현재 자동차 부품 소재 중 7% 정도를 차지한 알루미늄 비중이 2014년 15%까지 올라가고, 2013년까지 8000억원 규모의 신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경환 원장은 “자동차산업의 경량화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R&D 속도전이라는 새 기술개발 전략을 통해 효과적인 알루미늄 용접기술을 선점했다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 성과를 발판으로 나머지 R&D 속도전 과제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