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거실의 TV를 보던 K씨.
TV 화면을 띄운 채 오래전부터 마음먹었던 자동차를 구매하기 위해 다른 창을 열었다.
맞춤형 자동차 제조 사이트다.
컴퓨터 역할을 함께 하고 있는 TV로 자신이 원하는 사양과 옵션을 일일이 선택하고 마지막으로 디자인을 고른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 샘플이 없어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활동 범위, 여행 취향 등 K씨만의 고유 정보가 집적된 데이터베이스(DB)에 의뢰했다.
이 DB는 K씨만의 독특한 취향을 반영해 몇가지 맞춤형 디자인을 추가로 제시해준다.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을 발견한 K씨는 ‘나만의 자동차’를 1개월내 받을 수 있다는 공지를 확인 후 TV 시청을 계속했다.
지금 거실을 차지하고 있는 TV는 2020년에 어떤 모습을 띨까. 분명 지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흡사 TV처럼 보이지만 거실에 놓여진 여러개 화면의 멀티모니터가 다양한 일을 하게 된다. 전화나 인터넷 기능은 물론 끊김없는 영상을 볼 수 있는 통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멀티모니터를 간단히 조작해 물품구매나 여행상품 예약도 할 수 있다. 지금처럼 IPTV나 케이블TV에서 전화나 리모컨 조작으로 가능했던 것과 달리 터치 조작으로 3D 영상을 통해 여행 목적지 풍경이나 소문난 레스토랑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전자상품 카탈로그는 상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전해 주며, 마우스나 음성을 통해 컴퓨터그래픽을 자유롭게 회전시키거나 조작 체험도 3D 입체 화면을 통해 할 수 있다. 또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의류나 잡화, 가구, 가전, 자동차 등을 제조사의 호스트 컴퓨터를 경유해 주문 제작하는 시스템이 등장한다. 더 이상 TV가 아닌 만능 멀티 도우미로 기능하는 것이다.
◇QPS는 기본=음성전화, 인터넷, 방송 등 융합 서비스가 한꺼번에 제공되는 TPS(Triple Play Service)는 통신사업자들의 최근 FMC(Fixed Mobile Convergence) 서비스 출시에서 엿볼수 있듯 앞으로는 이동전화를 결합한 4중 연계 서비스(QPS, Qusdruple Play Service)로 일반화할 전망이다.
특히 완전IP(All IP) 기반의 광대역통합망이 정비되면 인터넷전화(VoIP),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방송 등의 QPS가 새로운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융합 서비스가 유선 기반으로 제공되는 데 그치지 않고 전화, 인터넷, TV를 하나의 단말로 제공하며 이동 중에도 끊어짐 없이 이용 가능한 모바일 TPS 환경도 동시에 전개된다는 점이다. 이는 통신 서비스의 이용자를 인간 뿐만 아니라 사물과 위치공간, 환경 등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영역 무한 확장=미래의 방통융합 네트워크 서비스는 그 영역이 무한 확장된다. 2012년이면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은 종료되고 완전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방통융합 시대 이후의 요구와 기술 발전을 조망하며 미래 방통융합 세계의 새로운 서비스와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진다.
위 사례는 방통융합 서비스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미래의 방통융합 네트워크 서비스 대상에는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활동 범위, 생활 영역, 사물과 인간의 상호작용 관계 등 매우 다양한 특성이 관련된다”고 말한다. 생명, 건강 뿐만 아니라 상거래, 경제 활동, 레저·오락, 교육까지 모두 방통융합 서비스 대상이 된다는 설명이다.
◇방통융합 산업에서 만물지능산업으로=방통융합 산업은 모든 가전 제품을 비롯해 가구와 학교, 병원 등이 연결되는 만물지능네트워크로 진화된다. 예를 들어 미래의 병원에서는 가상 기술을 통해 원격수술 시스템이나 로봇을 응용한 외과수술이 이뤄질 예정이다.
바이오센서 등을 이용한 인체통신망을 통해 환자의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또 초미세 가공 기술로 만들어진 무통침과 마이크로센서가 내장된 무통채혈 이어링을 이용해 혈액 속에 포함된 다양한 정보를 감지 및 분석하고 가정의 서버에서 병원으로 보내주게 된다.
이처럼 만물 지능 기반의 환경 서비스는 더이상 통신 서비스가 아니다. 만물지능 통신 서비스와 기존 3차 산업이 융합돼 일종의 만물지능공간 서비스로 진화하는 것이다. 모든 산업이 방통융합의 큰 틀에서 이뤄지듯 방통융합산업이 만물지능산업으로 전환되는 시기가 머지 않았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