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국제금융기구로는 처음으로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마이너스 0%대로 상향 조정했다.
10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최근 각국에 배포한 ’동아시아:회복으로 반등’ 보고서에서 동아시아 주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경제 전망을 예측하면서 한국의 경우 올해 -0.7%, 내년 3.7%로 올려잡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0%로 상향 조정한 적은 있지만 주요 국제금융기구가 한국의 성장률을 마이너스 0%대까지 올려 전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전망치는 세계은행이 지난 6월말 세계경제 전망에서 한국이 올해 -3∼-3.5%, 내년에 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4개월 만에 대폭 상향 조정한 수치다.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2.3∼2.8% 포인트나 급상승한 것은 세계은행이 한국의 경기 회복세가 그만큼 빠르고 확연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은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동아시아 신흥국과 개도국들이 회복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동아시아 신흥국 중에서는 한국의 회복세가 가장 빠르다”고 평가했다.
동아시아 신흥공업경제지역(NIEs) 가운데서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높았다.
이 지역의 올해 평균 성장률이 -2.2%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이 -0.7%로 가장 좋았고 싱가포르(-2.6%), 홍콩(-3.0%), 대만(-3.8%) 순이었다. 동아시아 개도국의 경우 중국이 올해 8.4% 성장하고 동티모르(7.4%), 라오스(6.4%) 등도 발전을 지속해 전체적으로 6.7% 성장해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됐다.
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2분기부터 경제 지표가 급속히 좋아지고 있어 세계은행의 한국 전망치가 크게 상향 조정된 것 같다”면서 “정부도 이 같은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면 올해 플러스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