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안드로이드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12월께에 안드로이드폰 첫 포문을 열고 뒤이어 내년 상반기 중 LG전자·팬택계열 등 주요 휴대폰 제조사들도 안드로이드 대열에 가세한다. SK텔레콤·KT 등 이동통신사업자들 역시 본격적인 안드로이드폰 유통에 나설 태세여서 아이폰과의 시장구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미 해외시장에서 ‘갤럭시’ 등 4종의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도 연내에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유럽을 중심으로 선보인 갤럭시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유럽과 미국에서 얻은 성공을 안드로이드폰을 내수용으로 최적화해 연내 출시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내년 2분기 중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적용한 제품을 국내에 출시한다. 이에 앞서 다음주부터 첫 안드로이드폰인 ‘LG GW620’을 프랑스·호주·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LG에 비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열세에 놓였던 팬택계열도 내년 2분기를 시작으로 3∼4종의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하고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다. 첫 제품은 3.7인치 아몰레드(AMOLED) 화면이 적용됐으며 SK텔레콤을 통해 출시된다.
10일 W폰으로 국내 휴대폰 시장경쟁에 가세한 SK텔레시스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최근 안드로이드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진용을 갖추고 제품 개발에 나섰다.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기반 새로운 모바일 단말의 출시 가능성도 점쳐진다.
휴대폰 제조사들과 함께 국내 이통사들의 안드로이드폰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행보가 중요한 시장변수로 떠올랐다. 그동안 아이폰 공급을 고심해온 SKT가 내년 1월을 목표로 안드로이드폰 공급을 위한 채비에 나섰다. 이에 따라 SKT를 통해 휴대폰을 공급해온 모토로라·소니에릭슨·HTC 등 해외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SKT가 사실상 아이폰 공급을 접고, 삼성 옴니아2 등 ‘윈도폰’과 ‘안드로이드폰’을 두 축으로 아이폰과 맞불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현재 국내 출시가 기대되고 있는 외산 제품은 해외에서 호평받고 있는 모토로라의 야심작 ‘드로이드·클릭’, 소니에릭슨이 최근 개발한 첫 안드로이드폰 ‘엑스페리아 X10’, 그리고 안드로이드폰의 원조격인 HTC의 ‘히어로’ 등이다.
KT도 내년 상반기 중 안드로이드폰 판매와 함께 관련 앱스토어인 ‘안드로이드마켓’ 구축까지 추진 중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안드로이드폰의 잇딴 공세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도 애플 아이폰, 윈도폰, 안드로이드폰 등의 3각 경쟁 뜨거워질 것”이라며 “향후 얼마나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을 내놓느냐와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유치여부가 안드로이드의 성적표를 만들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