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각 출범 `국가정보화전략위`

 우여곡절 끝에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10일 공식 출범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초 ‘국가정보화 비전 선포식’에서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출범을 공언한 지 거의 1년 만이다.

 위원회는 기존의 국무총리 소속 정부위원 중심의 ‘정보화추진위원회’를 대통령 소속 민관 합동위원회로 격상·개편한 것이다. MB정부 출범 이후 정부 조직개편으로 여러 부처로 분산된 정보화 관련 정책의 총괄·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민간의 참여와 협력을 확대하자는 취지다.

 청와대는 이달 말 전략위원회 위원 위촉식을 갖고 12월 초 위원회 1차 회의를 갖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너무 출범이 늦었다. 일을 할 시간이 없다. 청와대가 관심을 가졌다면 정보화전략위원회 발족은 법 시행(8월 23일)에 맞춰 2010년 정보화 계획 수립에도 관여할 수 있는 9월에도 가능했다. 이각범 위원장은 9월 초에 내정됐다.

 이미 정부는 내년 정보화 계획과 예산을 수립한 상황이어서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영향을 미칠 기간은 2011, 2012년 2년에 불과하다. 정치 속성상 임기 중반 이후는 힘을 갖기도 새 비전을 펼치기도 어렵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는 정권 출범 초기부터 정보화를 큰 국정과제의 하나로 삼고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MB정부의 국정과제에는 정보화 꼭지는 없다. 물론 상당수 국정과제는 정보화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정부 출범 초기부터 정보화 비전을 수립해야 했다. 정치권 최대 현안인 세종시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는 지난주 민관합동위원회를 구성키로 하고 이번주까지 위원회 구성을 마칠 예정이다. 일사천리다. 물론 정치적 파급력은 세종시와 정보화를 비할 바 아니다. 그러나 국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정보화가 세종시보다 못할 게 없다. 실용정부에 걸맞은 정보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