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전공정 핵심 부품인 포토마스크 협력 업체들이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의 중국 LCD 패널 라인 진출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중국 정부가 LCD용 포토마스크에 높은 수입 관세를 매길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지에 공장을 동반 진출시켜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투자 규모가 워낙 큰 데다 계속된 판가 하락으로 채산성마저 악화되는 상황이어서 손쉽게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한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대표 허영호)은 LG디스플레이 8세대 LCD 라인을 진출시키기로 한 중국 광저우 현지에 포토마스크 생산 라인 건설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최근 전담팀을 구성했다. LG이노텍은 LG디스플레이가 사용하는 포토마스크 물량의 50∼70%를 차지하는 최대 공급사다.
LG디스플레이의 계획대로 중국서 LCD 패널을 제대로 생산하려면 LG이노텍의 현지 포토마스크 공장이 필요하다. 국내 구미 공장에서 포토마스크를 실어 나르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지만, 최근 가동률이 90%를 상회하는 탓에 신규 라인 증설이 불가피하다. 특히 중국 정부가 그동안 무관세였던 LCD용 포토마스크에 앞으로 18%의 고관세를 매길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은 더욱 절박해졌다.
그러나 광저우 현지에서 월 12만장의 LCD 패널 생산량을 뒷받침하려면 LG이노텍은 포토마스크 라인 구축에 1000억원 안팎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부지 확보 및 장비 반입·안정화 기간을 감안하면 늦어도 내년 여름께 투자 여부를 확정해야 한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최근 LCD용 포토마스크 가격은 분기당 3∼4%씩 단가가 내려갔다. 신규 LCD 모델 개발때만 교체 수요가 발생하는 포토마스크 시장의 특성상 LG디스플레이 단일 고객사만 보고 중국 투자를 쉽게 결정하기 부담스러운 이유다.
삼성전자 포토마스크 사용량의 70%를 공급중인 호야·PKL도 대만 지사의 선례 탓에 중국 진출을 주저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지난 2005년 대만 현지에 각각 LCD용 포토마스크 라인을 건설했다. 특히 호야의 생산 라인은 총 6500만 달러를 투자한 세계 최대 규모의 포토마스크 공장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 3분기부터 대만 LCD 패널 업체들의 가동률 추락과 함께 극심한 판가 인하 압력에 시달리면서 ‘적자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처 중국 시장 진출까지 고려할 여유가 없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토마스크 업체들이 중국 진출의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선뜻 나서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중국 정부가 실제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확정하면 결국 현지 투자를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