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은행, 신종 플루 무관심 너무해!!

위기의식 결여가 큰 화 부른다...대중이용시설도 적극적 차단 대책 시급

며칠 전 유명 탤런트의 아들이 사망하는 등 유아 사망자가 날로 늘어나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아이들이 많이 드나드는 대형마트나 은행 등의 고객 대상 신종 플루 예방 대책이 매우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 시급한 개선책 마련이 요구된다.

재난포커스에서는 지난 며칠 동안 다수의 사람들이 자주 왕래하는 국내 대형마트와 은행 등을 상대로 신종 플루 예방을 위해 어떤 조치들을 시행하고 있는지 취재했다.

전화 취재 결과 국내 대부분의 대형마트에서는 고객들을 위해 △화장실과 매장입구에 손세정제 비치 △고객 카트 및 문 손잡이와 무빙워크(자동길) 손잡이 부분 수시 소독 △공기조화기를 사용 실내 공기와 외부 공기 환기 △매장에 체열을 측정할 수 있는 체온계 비치 등의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시중 은행들의 경우도 △영업점 내 손소독제 비치 △출입구 손잡이 수시 살균 소독 △공기청정기 가동과 수시로 직접 환기 시키기 등 유통 마트와 비슷했다.

재난포커스에서는 취재했던 대형마트와 은행 지점 6곳을 불시에 찾아가 현장을 점검했다. 하지만 일선 지점에서는 위와 같은 조치들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오후 2시경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소재 H마트 1층 화장실에는 손세정제 통에 세정액이 없었다. 기자가 몇 번을 눌러 보았으나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또 기자가 한 시간 이상을 매장을 돌아 다녔으나 시간이 맞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카트나 무빙워크 손잡이 등을 소독하는 광경은 보지 못했다. 이에 관해 지점측에 문의했으나 담당자가 휴무라는 이유로 보안팀 직원에 의해 제지당했다. 지점장이나 다른 직원들과의 접촉 시도도 “본사를 통해 요청하라”는 보안팀 직원에 의해, 이후 다시 전화로 접촉을 시도했으나 “어른들이 안 계시다”는 인사과 직원에 의해 차단됐다.

은행 영업점의 경우에도 전화 취재 내용과 일치하지 않은 곳이 많았다. 이날 방문한 H은행 제기동 지점에서는 출입구에 비치했다는 손소독제는 찾을 수 없었고 고객들이 많이 드나들었지만 기자가 지켜보는 동안 출입문 소독도 실시하지 않았다.

현장 점검을 실시한 6곳 중 전화 취재 결과와 동일하게 모든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곳은 종로구에 위치한 은행 지점 한 곳 뿐이었다.

신종 플루 대유행기를 맞아 온 국민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정부에서도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하지만 현장을 점검해 본 결과 아직도 일반 기업에서는 정부나 국민처럼 큰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단지 정부의 권고사항을 이행하는 수준에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발표된 경제 동향에 따르면 신종 플루로 인해 대형 유통업체나 공연장 경기장 등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극감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지금처럼 신종 플루가 계속 확산된다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은 자명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대형마트나 은행 등 일반 국민들을 가장 빈번하게 대하는 기업들에서도 신종 플루 예방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

재난포커스( http://www.di-focus.com) - 박일우 기자(free@di-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