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최대어(魚)로 꼽히는 SK C&C가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SK C&C는 주로 SK그룹 계열사의 시스템통합(SI) 업무를 담당하는 IT 업체다. 대형 시스템통합 업체로는 첫번째 상장이지만 증권업계 관심은 SK C&C의 본업보다 ’부업’인 지분 가치에 집중돼 있다.
SK그룹은 SK㈜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짜여 있지만 SK C&C가 SK 지분 31.8%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는 최태원 회장이 SK C&C(지분율 44.5%)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는 셈이다.
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SK C&C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완전한 지주사 체제가 되려면 이러한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한다.
SK C&C의 이번 상장 목적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장으로 SK텔레콤은 30%에서 9%로, SK네트웍스는 15%에서 0%로 지분율이 줄게 된다.
증권업계는 순환출자가 해소된 이후 시나리오로 SK C&C와 SK의 통합을 점치고 있다. 법률적 문제가 없더라도 사실상 지주사 2곳이 공존하는 구조를 해결하는 논의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로는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SK C&C 주가에 ’지주사 재료’가 강하게 반영될 수 있다.
반면 본업인 SI 부문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룹 계열사에 대한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SI 업종 특성상 뚜렷한 성장 요인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증권업계에서도 대체로 지주회사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가 기업분석을 맡는 분위기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소프트웨어ㆍSI 애널리스트가 담당하기도 하지만, 기업가치 분석에서는 지주사에 적용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SI 업종 등을 분석하는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SK C&C 기업 가치의 상당 부분을 SK 보유지분 등 투자자산 가치가 차지한다”며 “SI 부문은 오히려 주가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SK C&C의 적정 시가총액으로는 약 1조9천억원을 제시했다. 이 중 투자자산가치가 약 1조4천억원으로 절대적이다. SK C&C의 공모가는 주당 3만원으로 발행주식(5천만주) 기준으로 1조5천억원이다. 투자자산 가치만으로도 공모 가치에 육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