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50만원 이상 `고가폰`이 절반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신제품 출시 때마다 가격을 대폭 인상하면서 판매 중인 제품의 절반 가까이는 50만원 이상의 ’고가폰’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SK텔레콤의 판매 대리점 자료에 따르면 현재 판매 중인 휴대전화는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국내 3사를 합쳐 모두 106종으로 이중 출고가격 50만원 이상의 고가폰이 전체의 46.3%를 차지했다.

전체 판매 제품에서 50만원 이상 고가폰의 비중은 11월 기준으로 2007년 32.6%에서 지난해 38.4%로 상승한 뒤 올해는 50%에 육박하고 있다.

제조사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50만원대 11개, 60만원대 9개, 70만원대 2개, 80만원대 3개, 90만원대 4개, 100만원 이상 3개 등 61개 판매 제품 중 52.5%인 32개의 출고가가 50만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조르지오 아르마니폰’(130만원대), ’아몰레드12M’(110만원대), ’T옴니아’(100만원대) 등은 100만원이 훌쩍 넘었고, ’T옴니아2’(90만원대), ’햅틱온’(80만원대) 등도 80만원 이상인 고가폰으로 꼽혔다.

2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라인업 중 80만원이 넘어가는 것은 ’슈퍼뮤직폰’ 1개였다. 70만원대도 ’SCH-W200’ 밖에 없었지만 불과 2년 새 70만원이 넘는 휴대전화 제품이 10여개 이상 늘어나면서 고가폰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판매 중인 28개 제품 중 46.4%인 13개 제품이 50만원 이상으로 조사됐다.

’명품폰’의 대명사 ’프라다2’가 180만원으로 국내 출시된 휴대전화 중 가장 비쌌고, ’뉴 초콜릿폰’과 ’프라다1’도 가격이 거의 90만원에 육박했다.

팬택계열의 경우 ’듀퐁폰’(90만원대), ’큐브릭’(70만원대) 등 8개 제품에 50만원 이상의 가격대가 붙어 고가폰 비중은 47.1%로 나타났다.

제조업체들은 풀터치스크린폰이나 스마트폰 등 기능을 대거 향상시킨 제품의 출시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대세로 자리잡은 풀터치스크린폰의 경우 LCD 자체가 비싼데다 터치패널 등이 들어가면서 가격 상승 요인이 되고 있고, 스마트폰의 경우 운영체제(OS)나 소프트웨어 구입 비용 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6년 3.5세대(G) HSDPA폰, 2007년 풀터치스크린폰 등 네트워크와 기기 성능을 향상시킨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전체적으로 제품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휴대전화 기능 향상에 따른 적정한 가격 인상 요인은 이해하지만 최근 1-2년 사이 가격 인상폭은 지나칠 정도록 너무 가파르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휴대전화 커뮤니티 사이트의 한 네티즌은 “휴대전화는 거의 모든 국민이 사용하는 일종의 생활 필수재로 자리잡았는데 국내 휴대전화 시장은 일부 대기업으로 공급자가 한정돼 있는데다 이들이 마진이 큰 ‘고가폰’ 경쟁에 몰두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동통신사의 보조금이나 약정할인 제도 등을 이용하면 출고가에 비해 휴대전화를 싸게 구입할 수 있지만 출고가격이 올라가면서 약정기간에 내야 하는 돈도 불어나고 있다”며 휴대전화 가격 상승이 통신요금 부담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