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증시가 반등하고 있지만 유독 국내 증시만 지지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이달 들어 1만선을 재차 돌파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지난 10일 현재 월초 대비 5.50% 단기 급등했다.
영국 FTSE지수는 같은 기간 3.69%, 독일 DAX지수는 3.66% 올랐다. 주요 아시아 증시로 중국 상하이지수는 같은 기간 줄곧 상승세를 보이며 6.10% 올랐고, 대만 가권지수도 3.45% 상승했다.
브릭스 국가의 일원인 브라질의 보베스파 지수는 7.73%, 러시아 RTS지수는 6.56% 올랐다.
주요 증시가 그간 조정 국면에서 탈피해 반등을 시도, 대부분이 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한 상황이지만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말 1,580.69에서 10일 현재 1,582.30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지수만 이 기간 1.63% 내려 국내 증시와 함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세계 주요 증시는 특히 지난 8일에 끝난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경기 회복이 확고해질 때까지 출구전략 이행은 시기상조라는 합의가 도출됨에 따라 상승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경기 회복의 속도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가운데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까지 겹쳐 위축된 투자심리가 이를 통해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통화완화정책의 철회가 지연될 것이란 기대감이 달러화 약세를 부추겨 세계 주요 증시로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로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고 정부 정책보단 민간 수요 회복의 중요성이 더 큰 탓에 최근 주요 증시 상승세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게다가 달러화 약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이 국내 증시의 주도주인 자동차, IT(정보기술)주의 기업이익에 부담될 정도로 떨어져 국내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권양일 연구원은 “G20 회의결과에 대해 선진 증시와 국내 증시가 다른 반등을 보인 이유는 경기 회복 속도의 차이로 인해 정부 정책에 대한 의존도나 중요성이 다르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라며 “국내 증시는 아직 정상 수준을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정부정책보다는 민간의 역할이 중요해질 만큼 한 발짝 더 나간 경기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 이선엽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로 외국인 매수세가 확대되는 점도 있지만 수출주에 있어 상승요인은 아니다”며 “달러화 약세에 따른 상품가격 상승에 브라질 증시가 강세를 보이지만 우리와 일본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수출에 대한 우려”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