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 현대자동차 `YF쏘나타`

[신차 드라이브] 현대자동차 `YF쏘나타`

 스마트키를 품고 차에 다가가니 운전석 손잡이 안쪽에 하얀색 조명이 켜진다. 자동으로 점등된 헤드램프도 하얀 빛을 내는 HID방식. 타고 내리기 쉽도록 멀찌감치 물러나 있었던 운전석 시트는 시동버튼을 누르자 스르르 앞으로 전진해 운전하기 좋은 위치에서 멈춘다. 전동시트는 메모리 기능을 갖춰 가족 구성원 간에 번갈아 운전하는 때에 편리하게 쓸 수 있다. 순차적으로 점등된 계기판의 3.5인치 LCD화면에서는 그래픽으로 표현된 쏘나타가 환영의 메시지를 보내온다. 그제서야 이 차가 쏘나타임을 다시 한번 상기한다.

 스포츠 쿠페가 부럽지 않은 신형 쏘나타의 외관은 내로라하는 수입차들조차 무색하게 할 지경이다. 모터쇼에서 컨셉트카로 만났더라도 어색하지 않았을 것 같다(그것이 중국에서 열린 모터쇼라면 좀 더 자연스러울 것 같기는 하다). 벤츠 CLS 이래로 쿠페형 세단의 대두는 새로울 것이 없어졌지만, 쏘나타와 같은 대중적인 모델에서는 과감한 시도인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파격적인 디자인의 차가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나라 도로를 잠식하고 있다. 그것도 여느 신차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아주 빠른 속도로 말이다.

 쏘나타는 ‘멋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졌던 쿠페 스타일 세단의 단점들을 교묘하게 피해갔다. 날렵한 실루엣과 과감한 캐릭터 라인들로 인해 차체가 낮아 보이지만 실제 전고는 이전 모델 대비 5㎜밖에 낮아지지 않았다. 앞유리가 보닛과 만나는 부분, 그리고 뒷유리가 트렁크와 만나는 부분을 바깥쪽으로 밀어 실내공간의 손해를 줄였고 앞뒤 바퀴의 축간 거리는 6.5㎝나 늘렸다. 결국 직접 앉아보면 공간이 좁아졌다는 느낌은 받지 않는다. 트렁크 역시 기존 쏘나타의 용량에서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주력인 2.0리터 엔진(165마력)에는 큰 변화가 없다. 쏘나타 트랜스폼을 출시할 당시 이미 출력을 많이 높여 놓은 탓이다. 대신 차량 중량이 가벼워졌고 자동변속기도 4단에서 6단으로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에 주행 질감의 만족도는 한결 높아졌다. 초기에만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속페달 설정이 불만이긴 하지만 정지상태에서 출발해 100㎞/h까지 가속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기존의 11.7초에서 10.9초로 단축됐고, 그러면서도 공인연비 역시 더 좋아져 중형차 최고수준인 12.8㎞/l를 기록하고 있다. 시승기간 동안의 체감연비도 꽤 좋은 편이었다.

 물론 차체 대비 충분치 않은 엔진 배기량의 한계까지 극복한 것은 아니다. 치고 나가려면 어쩔 수 없이 회전수를 높여야 하는데, 이때의 소음과 진동 유입 수준은 아쉽게 느껴졌다. 힘의 한계는 내년 1월에 출시되는 2.4리터 버전이 어느 정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 쏘나타의 2.4리터 엔진과 달리 가솔린 직분사 방식을 채택해 최고출력을 201마력까지 높인 고성능 엔진이 탑재된다. 다만 국내 시장 특성상 2.0의 고객을 얼마나 빼앗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에쿠스, 제네시스 등에 달리던 진폭감응 댐퍼를 기본으로 적용한 현가장치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면서도 크게 출렁거리지는 않고 핸들링도 준수해 만족스럽다. 반면에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조금 떨어지는 편. 조향력은 일반 운전자가 선호할 만한 수준으로 가볍다.

 차가 가벼워진 만큼 안전성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생각할 수도 있지만 차체 강성은 오히려 높아졌고 각종 충돌테스트에서도 최고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에어백은 운전석과 동반석이 기본이고 1열 측면 및 커튼 에어백은 전 모델에서 선택 가능하도록 했다. 차체자세제어장치인 VDC도 기본으로 적용했다.  

*자세한 시승기는 www.rpm9.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