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출시된 GM의 2010년형 캐딜락 CTS는 2008년 1월부터 국내에서 판매돼 온 ‘All-New CTS’의 연식변경 모델로, 외관상 기존 차량과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새롭게 소개된 3.0리터(3.0 럭셔리) 모델은 주목할 만하다. 기존 CTS는 배기량이 2.8리터와 3.6리터로 나뉘어 있었는데, 그중 2.8리터 모델이 이번에 3.0리터로 업그레이드된 것. 2.8리터 V6 엔진은 최고출력이 207마력이었지만 신형 3.0리터 V6엔진은 가솔린 직분사 방식을 채택하면서 275마력으로 껑충 뛰었다. 동급, 그리고 ‘동일 가격대’ 프리미엄 세단 중 최고의 엔진성능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차체 크기와 배기량, 굴림방식(후륜구동), 엔진출력이 비슷한 차로 꼽을 수 있는 BMW 530i(272마력)보다는 4000만원 정도 저렴하다.
중요한 것은 이 가격 부문으로, GM코리아는 CTS 3.0 럭셔리에 4780만원의 가격표를 붙였다. 기존 ‘2.8 럭셔리’의 5140만원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비록 선루프와 스마트키 등 일부 사양을 제외한 결과기는 하지만 종전보다 성능이 크게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가격 대비 만족도는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스티어링 조향에 따라 헤드램프 조사각이 바뀌는 어댑티브 포워드 라이팅 시스템, 보스 8-스피커 오디오, 한글 내비게이션, 7인치 터치 스크린, 후방 카메라 등은 기본으로 달려 있다.
캐딜락 CTS는 지난 2002년 첫 출시 직후 영화 ‘매트릭스2’에 등장하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한 모델로, 중형(국내기준으로는 준대형) 럭셔리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것은 2008년에 완전히 새롭게 바뀐 2세대 모델이고, 국내에서는 3.0 럭셔리에 선루프와 스마트키 등이 추가된 ‘3.0 퍼포먼스’(5650만원)와 3.6리터 304마력 엔진을 탑재한 ‘3.6 프리미엄’(6380만원)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한편, 공간의 여유를 가진 패밀리 세단을 찾는 이라면 지난 10월 출시된 포드의 2010년형 토러스를 눈여겨볼 만하다. 최근의 토러스는 ‘파이브 헌드레드’의 뒤를 이은 대형세단으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특히 이번에 나온 2010년형은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고 사양을 업그레이드해 상품성을 대폭 향상시킨 모델이다. 기존 토러스보다 차체 길이와 축간거리가 늘어난 반면에 차고는 낮아져 대형 세단에서는 보기 드물게 강하면서도 스포티한 외관 디자인을 뽐낸다. 골프백 8개가 들어가는 트렁크 등 공간의 여유는 여전하다.
실내는 ‘젠 스타일’로 꾸며졌다. 조작부에는 햅틱 기술을 적용해 만지는 재미를 주었고 소니 프리미엄 오디오와 주크박스가 내장된 내비게이션을 적용했다. 시트는 온열, 송풍 기능은 물론이고 7개의 공기 쿠션을 내장해 마사지 기능까지 제공하며, 이 외에도 자동 상향등 헤드램프, 전동 햇빛가리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같은 가격대의 수입차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사양을 대거 갖췄다.
엔진은 종전과 같은 3.5리터 V6로, 스티어링휠에는 6단 자동변속기를 수동 제어할 수 있는 변속 패들이 달려 있다. 1억원대 럭셔리카에 뒤지지 않는다는 도장 내구성과 실내 정숙성도 자랑이다. 가격은 3800만∼4400만원으로 구형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