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월드] 월드바투리그 결승전

[e스포츠월드] 월드바투리그 결승전

 e스포츠 사상 최대 상금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바둑 랭킹 1위와 바투 최강자가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15일 오후 7시 서울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월드바투리그’ 결승전에서 최철한과 이재웅이 맞붙는다. 이 경기의 승자는 초대 세계 바투 챔피언으로 등극함과 동시에, 무려 1억5000만원의 우승 상금을 가져간다. 결승은 7전 4선승제로 진행되며, 케이블 게임채널 온게임넷에서 생중계될 예정이다.

두 선수는 모두 프로기사지만 확연히 다른 경력을 갖는다. 한 선수는 현역 바둑 최고수로 바투 무대에서도 손색없는 명성을 떨치고 있다. 다른 선수는 바둑보다는 바투에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며 기존 대회를 휩쓸어왔다.

최철한은 올해 바둑 올림픽 격인 ‘2009년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우승자다. 최근 이창호과 이세돌을 제치고 국내 바둑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응씨배 우승상금 40만달러를 포함해 올해 누적상금만 6억원을 돌파했다. 이번 월드바투리그까지 우승하면 올해 누적상금이 무려 8억원에 육박한다.

최철한은 이번 월드바투리그 대회를 거쳐 ‘중국킬러’로서의 명성을 떨치고 있다. 16강 조별 풀리그에서 멍판시옹과 저우전위 두 명의 중국 선수를 꺾고 8강에 안착했다. 8강에서 텅청을 물리쳤다. 대회 초반 바투에 적응이 덜 된 모습을 보여줬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기량이 일취월장 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웅은 바둑 명성이 최철한에게 한참 밀리지만, 바투 랭킹 1위다. 바투에서만 총전적이 1060승 439패로 승률 7할이 넘는다. 월드바투리그뿐 아니라, 지난 9월 온라인에서 진행된 ‘바투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다.

이재웅은 명성에 걸맞게 대회 초반부터 최강자다운 실력을 보여주며 결승에 올랐다. 16강 조별 풀리그에서 3승 전승을 거둬 B조 1위로 8강에 진출, 8강에서는 ‘바둑계의 살아 있는 전설’ 이창호, 4강에서는 ‘중국 최강자’ 저우전위까지 꺾고 승승장구하며 결승까지 올랐다.

결승전을 앞둔 양 선수의 각오도 대단하다. 최철한은 “점점 향상되는 바투 실력에 나조차 주체할 수 없을 정도”라며 “이재웅 선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며 우승을 향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재웅 역시 “최철한 선수는 바투 실력도 센데 연기력까지 갖추고 있어 결승 상대로 예상했다“며 “바둑이 아닌 바투에서는 내가 한 수 위므로 절대 우승을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어느 선수가 우승할지 전망을 내리지 못했다. 이창호 9단 등 정상급 프로기사 8명에게 우승 예상자를 물어본 결과 4 대 4로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김성룡 9단과 박영훈 9단, 허영호 7단, 송태곤 9단은 최철한의 우승을 점쳤으며 이창호 9단과 양건 9단, 박지은 9단, 김승준 9단은 이재웅에게 한 표를 던졌다.

 송태곤 9단은 “최철한의 바투 향상 속도는 놀라울 정도의 광속 스피드며 결승 준비까지 확실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최철한의 우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면에 박지은 9단은 “바투는 바둑에서 상상할 수 없는 여러 요인이 승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철한의 바둑의 실력보다는 이재웅의 바투 연습량을 더 높이 사야 한다”고 평가했다.

바투 해설위원 김성룡은 “이재웅 선수와 최철한 선수의 실력은 비슷하지만 최철한 선수의 계산력에 조금 더 점수를 주고 싶다”며 “이재웅 선수가 미세한 계산이 필요한 경기가 아닌 히든을 이용한 한 방 펀치 모드로 경기를 주도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