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금융위기의 와중에서도 효과적인 전략과 일부 행운에 힘입어 일본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중국의 성장에 따른 혜택을 누려왔다. 그러나 근래 아시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전자와 조선 및 자동차 분야에서 더욱 고부가가치적인 상품 생산에 뛰어들면서 한국의 주요 고객에서 경쟁자로 변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 누려온 한국의 유리한 지위가 지속될지 불분명한 실정이다.
그러나 당분간은 중국이 기존의 소비 위주 성장정책을 지속함으로써 한국과 같은 ’매력적이고 신뢰할 수 있으며, 저렴한’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과 국가에 대한 혜택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한국은 특히 경쟁국인 일본 기업들에 비해 아직은 가격 면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중국의 전체 수입 가운데 소비제품은 4%에 불과해 추후 성장 여지가 충분하다.
싱가포르 소재 로열 스코틀랜드 은행의 이코노미스트 도미니크 프리코트는 중국시장에서는 중산층을 겨냥한 저가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이 유리하다면서 이런 면에서 한국 기업들이 일본에 비해 유리한 입장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지난 5년간 중국에서 거둔 성공은 중국 소비자들 때문이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수출 분야에서 차지해온 핵심적인 역할 때문이다.
LG나 삼성과 같은 한국의 주요 전자업체들은 주로 중간제품을 중국에 들여와 조립한 후 완제품을 수출하는 사업 모델을 펴왔으며 이러한 제조 방식은 중국의 전체 수입 가운데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스위스 UBS 은행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중 한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은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0.4%를 차지했으나 일본은 3.4%에 불과했다.
그러나 금융위기에 따른 전세계적인 수요 감소와 중국 당국의 수출에 대한 의존도 축소 정책에 따라 호황을 누려 온 한국과 중국 간의 공생관계가 축소되고 있다.
한국은 아울러 일부 첨단 제조 분야에서 중국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조선으로 중국은 오는 2015년까지 현재 세계최대 조선국인 한국을 따라잡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홍콩소재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전략팀장인 아자이 카푸르는 한국이 자동차 분야에서 일본을 따라잡으려 하고 있는 것처럼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을 수도 있으나 이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 현재 중국의 부동산 시장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현재 한국의 대 중국 수출 가운데 20%를 주택 관련 상품이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이 중국의 부동산 개발에 따른 혜택을 얼마나 누리느냐가 중국에서 경쟁자 일본을 앞지르는 관건이 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이 중국 부동산 개발의 혜택을 누릴 경우 이는 한국 원화에 대한 절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은 일본 엔화가 향후 12개월간 달러화에 대해 90엔선을 유지할 것이나 한국 원화의 경우 지금보다 16%나 상승한 1천원선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의 외환전략가 올리비에 데바레는 한국이 아시아 지역 수출에서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