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승용차 요일제 참여 차량에 보험료 할인 혜택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차량용 블랙박스업계에 특수가 뒤따를 전망이다. 보험료 혜택을 받으려면, 디지털 운행기록장치 부착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0일 요일제 참여차량 운전자에게 사고를 대비해 지불하는 자동차보험료의 8.7%를 할인해주는 파격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요일제 준수 차량은 보험기간 동안 약정한 요일에 운행하지 않은 사실을 손보사에 입증하면 8.7%의 보험료를 환급받게 된다. 2000㏄ 중형차 기준으로 연간 7만원의 경제적 혜택을 보기 때문에 요일제 참여자는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제도를 시행하려면 요일제 딱지를 붙인 자동차가 실제로 언제 얼마나 운행했는지 디지털 기록을 남기는 간이형 블랙박스(OBD) 보급이 필수적이다. 현재 서울시의 요일제 참여차량은 약 80만대. 내년 1월부터 승용차 요일제 참여차량에 보험료 할인혜택이 전격 시행되면 서울시와 주요 광역시에서 간이형 블랙박스 100만∼150만대 이상 주문이 쏟아질 전망이다. 차량용 블랙박스는 그동안 버스, 택시, 트럭 등 상용차 부문에만 일부 보급됐지만 훨씬 덩치 큰 자가용 시장이 열리면서 관련업계는 커다란 특수를 누리게 됐다.
대전의 차량용 블랙박스 제조사 오투스(대표 호진형)는 요일제 운행여부를 체크하는 간이형 블랙박스(모델명:CIAO)를 내달 말부터 정식 양산할 계획이다. 운전자가 약정하지 않은 요일에 운행하면서 엔진룸에 설치된 블랙박스를 억지로 떼내지 못하도록 잠금장치를 달았다. 회사 측은 요일제 준수를 위해 통신모듈까지 장착한 간이형 블랙박스를 출시하는 방안을 SK네트웍스와 논의하고 있다.
차량용 블랙박스 전문업체 HK이카(대표 김영환)도 기존 상용차 블랙박스와 별개로 요일제 참여자를 위한 초저가형 블랙박스 출시를 검토 중이다.
PLK(대표 박광일)는 기존 사고영상 기록장치에 간이형 블랙박스를 접목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요일제 참여자들의 시장반응을 지켜보고 있다.
김영택 오투스 이사는 “요일제 참여자에 대한 보험료 할인이 확대됨에 따라 블랙박스 시장에 일대 호재로 작용할 것이 확실하다. 내년에 40만∼50만대 이상의 간이형 블랙박스 내수 판매를 낙관한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