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현상의 골프세상] 싱글 골퍼가 되는 길

 골프를 시작하고부터 100을 넘는 초보골퍼, 보기 플레이어, 80대 중반 골퍼, 싱글 골퍼까지 단계마다 스윙을 할 때 중점을 둬야 하는 것이 각각 다르다.

 초보 시절에는 체중이동을 정확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체중이동이 되지 않으면 뒤땅을 치기 쉽고 거리나 방향성도 부정확해지기 때문이다. 체중이동을 제대로 하면 어느 사이엔가 자기도 모르게 보기 플레이어가 돼 있다.

 보기 플레이어가 되면 중점을 둬야 하는 것이 힘을 빼고 부드러운 스윙으로 볼을 때려야 한다. 평소에는 좋은 리듬과 템포로 볼을 때리다가도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예를 들면 연못을 넘기는 170야드 샷을 남겨놓은 때는 자신도 모르게 힘이 잔뜩 들어가서 바로 뒤땅을 치거나 토핑을 해서 연못에 빠뜨린다. 이게 화근이 돼 두서너 홀 연속해서 더블보기, 트리플보기를 범한다.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면서 부드러운 스윙을 할 수 있게 되면 보기 플레이어를 넘어 골프를 상당히 잘 치는 80대 중반 골퍼로 거듭나게 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해서 싱글 골퍼가 되려면 아이언 샷의 정확성이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쇼트게임에 달인이 돼야 싱글 골퍼가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일부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쇼트게임만으로 싱글 골퍼가 된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제 아무리 쇼트게임을 잘 하는 사람이라도 그린을 놓친 홀에서 50% 이상 파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연습벌레라고 소문난 타이거 우즈조차도 스크램블링(그린을 놓친 홀에서 파를 잡는 비율)이 간신히 60%를 넘는 수준에 불과한데 일개 아마추어 골퍼가 무슨 수로 홀마다 파를 잡을 수 있겠는가.

 아이언 샷의 정확성을 기하고 정확한 거리를 보낼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그립이 중요하다. 초보 시절 손아귀에 비둘기 한 마리를 잡고 있는 것처럼 그립을 느슨하게 잡으라는 레슨을 너무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는 나머지 그립을 한 상태에서는 두 손이 딱 밀착해서 티펙조차 들어갈 틈이 없어야 하는데도 그립을 너무 느슨하게 잡아 백스윙 톱에서 그립이 노는 골퍼를 너무도 많이 본다. 또 티샷마다 악성 훅을 내면서도 스트롱 그립을 고집하는 골퍼가 너무 많다. 슬라이스로 고민하면서도 그립은 위크 그립을 잡고 있는 골퍼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아마추어 골퍼가 골프 실력을 높이려면 자기 단계에 맞는 중요한 포인트에 집중해야 한다. 100을 치는 초보 골퍼라면 ‘체중이동’을 포인트로 삼아 모든 스윙에서 체중이동에 신경을 써야 하고, 보기 플레이어라면 ‘힘을 빼고 부드럽게 스윙’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싱글 골퍼라는 아마추어 최고봉을 노린다면 무엇보다 ‘정확한 그립’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제대로 공부해서 자격증을 딴 골프코치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청해 정확한 그립을 몸에 익히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