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Innovation Leader-최승회 CJ헬로비전 정보전략실장

[CIOBIZ+] Innovation Leader-최승회 CJ헬로비전 정보전략실장

 케이블방송업계 빅3 중 하나인 CJ헬로비전. CJ헬로비전의 경쟁사는 더 이상 방송사가 아니다.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등 방송통신 융합형 상품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CJ헬로비전은 3중결합상품(TPS)으로 거대 통신사와 경쟁하고 있다.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통신·방송 융합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CJ헬로비전은 대대적인 정보시스템 재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아놀로그 상품에 맞춰서 개발된 현 정보시스템에 대한 재구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승회 CJ헬로비전 정보전략실장은 현 시스템으로는 통신·방송융합으로 인해 갈수록 더 복잡해져 가는 서비스와 다양한 요금제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영업지원시스템은 유선방송사업자(SO)를 추가로 인수나 신규서비스를 출시할 때마다 관련 시스템이 추가로 개발돼 기존 시스템에 얹는 구조다. 그동안 이렇게 계속해서 추가 개발을 해왔는데, 이제는 시스템의 확장성이 한계에 이른 것이다.

 최 실장은 “현 시스템에 한계가 오게 될 것이라고 이미 지난 2007년부터 예상해 왔다”면서 “지난해부터 이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아직은 최종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CJ헬로비전이 향후 영업지원시스템에 대한 전면 재구축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면 고객지원시스템, 상품개발시스템, 고객빌링시스템 등 영업에 관련된 전 영역에 걸쳐 관련 시스템들을 재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영업지원시스템에 대한 전면 재구축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향후 구축될 정보시스템은 유연성을 갖추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입니다.” 최 실장은 CJ헬로비전이 통신·방송융합시장에서 거대 통신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4중결합상품(QPS) 지원은 물론, 그보다 더 많은 상품을 결합해 출시하는 서비스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스템의 유연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CJ헬로비전이 영업시스템에 대한 전면 재구축 작업을 본격화하게 되면 무엇보다도 해당 패키지 솔루션 도입 여부가 최대 관심사항이 될 전망이다. 현재 고객지원, 상품, 빌링 등 각각의 영역별로 적용할 수 있는 패키지 솔루션과 전체를 커버하는 패키지 솔루션 등이 시장에 출시된 상태다. 최 실장은 “아직은 구체적인 프로젝트에 대한 계획이 마련되지 않아 솔루션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향후 필요하다면 기술검증(PoC)을 실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영업지원시스템이 모두 갖춰지면 CJ헬로비전은 경영지원시스템에 대한 재구축도 검토하게 될 전망이다. 최 실장은 “아직은 2년 후의 계획이라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인사, 재무, 재고, 정산, 관리회계 등의 정보시스템들은 단위 업무시스템으로 갖춰져 있지만 활용도 측면에서 다소 낮은 상태”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향후에는 경영지원시스템에 대해서도 재구축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최 실장은 그러나 이러한 정보시스템 구축만이 IT경쟁력을 높여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IT조직의 역량 강화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CJ헬로비전에는 자체 인력 15명과 시스템 운영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 아웃소싱을 담당하는 CJ시스템즈 인력 25명이 있다. 이 중 CJ헬로비전의 IT인력은 현업과 보다 밀접하게 협업해 나가면서 전사적인 프로세스를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최 실장의 견해다.

 실제 CJ헬로비전은 IT조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IT거버넌스 체계 수립을 위한 컨설팅을 받았다. 이를 통해 과거 현업의 요구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바빴던 IT조직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비즈니스관계(BR) 역량을 강화시킨 것이다. BR에 대한 역할을 명확하게 하고 현업과 BR조직간의 피드백 체계를 갖췄다. 그리고 BR인력에 대해서는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최 실장은 “IT인력들이 비즈니스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가져야 현업에서도 IT조직을 신뢰하게 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정보시스템에 대한 현업의 활용도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올해 CJ헬로비전은 각종 정보시스템의 장애를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최 실장은 “연초까지만도 정보시스템 관리의 체계가 잡혀져 있지 않아 장애가 다소 발생했다”면서 “그동안 장애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 결과 현재 장애 발생 건수는 과거에 비해 현격하게 낮아졌고 시스템도 어느 정도 안정화된 상태다.

 이와 함께 CJ헬로비전은 올해 지난 2006년 4월에 인수한 드림시티와의 IT통합도 추진했다. 드림시티는 부천, 은평, 김포 등 4개 SO사업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CJ헬로비전은 합병 후 조금씩 양사 정보시스템 통합 작업을 추진하다 올해 초 본격적으로 통합작업을 시작했다. 대부분의 정보시스템들은 CJ헬로비전의 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통합했다. 그러나 결합상품시스템 등 일부 정보시스템은 드림시티 시스템을 활용했다.

 현재 최 실장은 어려운 고민을 하나 갖고 있다. 바로 내년 1월 29일부터 적용될 예정인 고객정보에 대한 암호화 작업이다. CJ헬로비전은 앞서 고객정보에 대한 암호화를 적용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홈페이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없이 적용이 이뤄졌으나 빌링시스템에서 문제가 생겼다. 빌링시스템에 있는 고객정보에 암호화를 적용하자 시스템 성능이 절반으로 떨어지게 된 것이다.

 이후 CJ헬로비전은 몇 개월에 걸쳐 빌링시스템에 대한 튜닝작업을 지속하면서 암호화를 적용한 환경에서도 시스템의 성능에 별다른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최 실장은 “빌링시스템 성능이 떨어지게 되면 아무런 비즈니스도 할 수 없다”면서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고객정보 암호화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단기적으로는 접근제어 등 관리적 보안을 강화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신혜권기자 hkshin@

◆최승회 CJ헬로비전 정보전략실장은

1983년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1985년 강원산업에 입사해 전산실에서 근무했다. 이후 1998년부터 LG홈쇼핑으로 옮겨 IT본부장을 역임하고 2004년부터 2007년까지 CJ시스템즈 그룹운영담당을 맡았다. 2008년 1월 CJ헬로비전으로 자리를 옮겨 정보전략실장(CIO)으로 IT를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