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최대의 라이벌인 AMD에 반독점 소송 취하 및 화해 조건으로 12억5천만달러(1조4천억원 상당)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1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인텔과 AMD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AMD가 인텔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및 특허권 관련 소송을 취하하고 인텔은 AMD에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MD는 미 연방 법원과 일본 등에 제기해 계류중인 모든 반독점 관련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으며 인텔은 반도체 시장 비즈니스 관행에 관련된 일련의 규정을 준수하기로 했다. 인텔과 AMD는 양사의 마이크로프로세서 관련 기술 특허권을 향후 5년간 공유하는 데도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발표된 인텔과 AMD간의 합의 내용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 공개될 예정이다. 인텔과 AMD는 공동 성명을 통해 “두 기업간의 관계가 지금까지 어려움에 처해 있었으나 이번 합의가 양사간의 법적 분쟁을 종식시키고 양사 모두 신제품 개발과 혁신에 모든 역량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과 AMD간의 이날 합의에도 불구,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유럽연합(EU) 당국 등이 인텔을 상대로 조사중인 반독점 규정 위반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된다.
미 FTC 전직 간부를 지낸 데이비드 발토 변호사는 “일이 끝난게 아니다. 인텔과 AMD간의 합의로 일부 걸림돌이 해소되긴 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도체 시장의 독점과 공정 경쟁 문제에 대한 조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럽연합 당국은 지난 5월 인텔에 대해 14억5천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결정을 내린 뒤 심사를 계속하고 있고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인텔에 1천86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EU 조너선 토드 대변인은 “인텔과 AMD간의 합의 사실에 주목하고 있으나 이번 합의로 유럽의 반독점 관련 법률을 준수해야 할 인텔의 의무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인텔과 AMD간의 합의 내용이 공개된 이날 오전 인텔의 주가는 7%(19.91달러), AMD의 주가는 22%(1.16달러) 가량 각각 급등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