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을 누비는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휴대폰 코리아의 브랜드와 가치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포함한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선 이지엠텍의 김동필 사장은 신제품 개발과 수출, 그리고 잠재적 인수자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이지엠텍은 2003년부터 매년 1000억원 이상의 휴대폰 수출실적을 올리던 견실한 중소기업이었지만 지난해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따른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고 지난 4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지난 10년간 축적한 휴대폰 기술과 전세계 20여개국 이동통신 시장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경험·노하우를 그대로 사장시킬 수 없다”는 김 사장은 경영권 등에 집착하지 않고 오로지 국내 유일의 휴대폰 중소기업이라는 역사와 비전을 되살리기 위해 채권단과 시장을 설득하고 나섰다.
이에 채권단은 400억원에 달하는 부채 가운데 65%는 출자 전환하는 한편, 나머지를 단계적으로 변제하는 회생안을 받아들였다.
채권단의 이 같은 결정은 법정관리 이후에도 지속된 해외 주문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더욱이 제품 가격을 10%가량 올렸음에도 수요는 회복세를 타고 있다.
이미 4분기에만 멕시코·브라질·독일·러시아 등에서 월 700만∼800만달러 규모의 물량을 수주했고, 내년에는 최근 선보인 모바일TV겸용 터치폰 25만대를 브라질에 공급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지금도 매달 약 1000만달러에 달하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아직은 휴대폰 생산에 필요한 부품확보에 다소 어려움이 있어 모든 수요를 충족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부품 구매대행 체계를 도입, 이 같은 상황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주문에만 의존해 신제품 개발을 멈출 수는 없다. 중국 휴대폰 업체와의 가격 경쟁을 피하며 차별화된 시장공략을 위해 저가폰이 아닌 풀터치폰 등 중·고급형 제품으로 또다른 수요를 만들겠다는게 그와 이지엠텍의 전략이다.
김 사장은 “휴대폰 산업은 성장속도가 상당히 빠른 비즈니스”라며 “이제 마지막 소임이라는 각오로 이지엠텍이 튼실한 자본력과 사업 연관성을 가진 기업과 결합돼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