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후 결성된 게임 등 문화산업 전용 벤처펀드 규모가 5000억원에 달했다. 문화산업진흥기금 예산이 2006·2007년 대거 정부 모태펀드에 출자한 영향으로 과잉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제기됐다.
16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07년부터 올해 10월까지 결성된 문화산업 전용 벤처펀드 규모는 4996억5000만원에 달한다.
2007년 11개 펀드에 1245억원이 결성됐으며 지난해 2601억원(15개 펀드) 그리고 올들어 10월말까지 1150억5000만원(8개 펀드)이 조성됐다. 여기에 현재 CJ창투의 12호글로벌콘텐츠펀드(300억원), 지온인베스트먼트의 게임전문펀드1호(120억원), 미시간벤처캐피탈의 글로벌컨텐츠펀드3호(150억원) 등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지온인베스트먼트 게임펀드는 펀드투자사(LP) 모집을 끝낸 상태며, CJ창투와 미시간벤처캐피탈 펀드 역시 늦어도 내년 초까지 결성 예정이다. 지난 2005년(1392억원)을 제외하고는 2001년 이후 1000억원 이상의 문화콘텐츠 전용펀드가 결성된 사례는 없다.
이처럼 2007년 이후 문화산업 전용펀드 결성이 활기를 띠는 데에는 정부 모태펀드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 최근 벤처캐피털업계 투자자 모집이 어려운 가운데 2006·2007년 문화부가 15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문화산업진흥기금을 통해 모태펀드에 출자하면서 관련 펀드결성이 활성화됐다.
모태펀드를 관리·운영하는 한국벤처투자는 이들 자금을 문화관련 펀드결성에 활용한다. 여기에 게임을 중심으로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확신도 투자 확산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지난 9월 게임 전용펀드를 결성한 컴퍼니케이파트너스의 장욱진 이사는 “최근에는 국내에서 실패한 게임이 해외에서 재미를 보는 경우가 있는 등 수익성이 괜찮다”며 “최근 자금이 대형게임사에만 치우쳐 중소형게임사 위주로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같은 문화콘텐츠 펀드 결성 붐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자칫 기대만큼의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산업 전반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돼 고수익 서비스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특히 일부 산업에서 나타나는 수익배분 등의 문제는 시급히 해결되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상무는 “그동안 실적이 대체로 안 좋았음에도 영화·공연 등 문화펀드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결성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문화펀드는 단기간내에 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또한 지원된 문화콘텐츠는 국민에게 주는 편익이 큰 만큼 이들 펀드들이 잘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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