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기계, 자동차 등 동남권의 국가 기간산업이 IT날개를 달고 비상하고 있다.
조선소는 스마트조선소로 재탄생하고, 대기업과 중소 제조업체간 IT기반의 통합협업시스템이 구축돼 경쟁력을 높이는가 하면, 제품 생산라인에는 탄소배출을 억제하는 친환경 체제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스마트조선 등 IT융합 성과 쑥쑥=지난 달 말 울산 현대중공업은 KT와 선박용 위성통신 이용 협약을 체결했다. 이미 스마트쉽 제조에 필요한 내부통신망인 선박통합통신망(SAN : Ship Area NETWORK)을 개발·선보인 바 있는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이 위성통신망을 이용해 육상과 해상, 해상위의 선박과 선박간 정보 교환과 원격 제어라는 스마트쉽 외부 원격 통신망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9월에는 울산 조선소 전역에 와이브로망을 개통해 세계 최초로 첨단 IT환경을 갖춘 스마트 조선소의 기반을 마련했다.
LG전자 창원공장과 삼성테크윈 창원 제1사업장에는 내년부터 지역 생활 폐기물 소각열을 현장 생산라인의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폐열자원 활용시스템이 구축, 이용된다. 연간 수십억원의 연료비 절감 효과와 1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올 해 하반기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에 필요한 블록, 배관, 의장, 기자재 등 전 부문에 걸쳐 협력사와 실시간으로 자재 주문, 도면 정보, 입고 처리 등 정보와 업무를 공유할 수 있는 ‘통합협업시스템’을 개발, 적용에 들어갔다.
◇IT융합-동남권의 새로운 기회=이러한 변화는 동남권 산업 전반의 활력소로 작용해 다양한 방면의 융합 시너지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 현장의 변화와 더불어 지역 중소기업도 잇따라 IT융합 및 그린IT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관련 신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대표적인 교통시스템 기업 비앤지로티스는 기후변화대응 컨설팅 전문기업을 설립해 국내외 탄소배출권 관련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고, 선진국 기후변화 컨설팅 전문기업들과 발빠른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에 선두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 지역 자동화솔루션 전문기업 인타운은 올 초 새로이 제조업에 필요한 탄소배출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중소기업의 변화는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에 맞춰 제조업 전반에 걸쳐 추진되고 있는 IT융합 흐름이 동남권에 새로운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는 실증 사례다.
인구 800만의 동남권은 경제와 산업은 물론이고 국가 연구개발(R&D)의 과도한 수도권 편중에 대응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최대 광역권이다. 한국전기연구원, 재료연구소 등 기술 기반의 핵심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30여개 종합대학, 3개 지역 테크노파크와 IT 특화 연구센터 등 지원기관, 수백개의 기업 부설연구소가 포진해 IT융합 역량은 어느 곳보다 충분하다.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과 제조+IT융합, 광역경제권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며 가장 주목하고 있는 지역이 동남권인 이유다.
◇지자체 산업 지원 강화 피치=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 지자체는 IT융합 기반의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 대응하는 노력에 가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부산시는 올 해 지역산업 예산을 중소기업 활성화와 저탄소 녹색성장, 그린IT 지원 강화에 맞추고 총 2246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지난해 대비 431억원이 늘어난 수치로 온실가스 저감 및 운행차 저공해화 사업(하이브리드차 구입) 등에 90억여원, 교통정보서비스센터 등 첨단교통인프라(ITS) 구축 136억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풍력발전을 비롯한 조력·파력·해양바이오에너지 등 해양 기반의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과 해양LED·해양로봇까지 포함한 ‘해양 특화 신성장동력 발전 전략’을 추진 중이다.
경남은 지능형홈 산업을 지역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기반산업으로 정하고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또 ‘그린에너지 산업’과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생명환경농업’을 지역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핵심으로 추진 중이다. 현재 경남 마산에는 로봇랜드와 더불어 710억원 규모의 ‘신재생 에너지 콤플렉스’ 건립이 추진 중이다. 이곳에는 수소연료전지·수소스테이션·태양광 실증사업을 전개하고 주요 시설로 신재생에너지 소재·부품, 모듈 신뢰성 평가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중화학 공업 기반의 굴뚝형 산업단지를 ‘생태산업단지’로 바꿔나가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울산시는 최근 총 2000억원 규모의 ‘그린·전기자동차 부품개발’사업이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사업으로 확정되면서 그린카 메카 구축에 청신호를 켰다.
현재 동남권은 굴뚝 이미지에서 벗어나 조선·자동차·기계 등 지역 전략산업에 IT를 활용해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토대로 국가 신성장 동력 창출의 중심지이자 글로벌 광역경제권으로 거듭나고 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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