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는 벤처가 많습니다. 원천기술 수준도 높지만 그것보다는 기술을 사업화하는 능력, 창업가 정신이 뛰어나서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도 이제는 그런 고민을 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
한국과 이스라엘간 동반 성장을 위한 다양한 기술 협력 모델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을 찾은 엘리 오퍼 이스라엘 산업통상노동부 수석과학관은 16일 한국이 기술의 사업화와 그를 통한 경제적 성장 효과를 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엘리 오퍼 수석과학관은 “이제 어느 국가나, 기업 차원에서 모든 기술을 다 확보하려는 건 무모한 접근법이 돼버렸다”며 “산업계와 학계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학계의 지식을 산업계로 전파하는 양방향 지식이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것이 단순히 지식 전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관점에서 사업화로 연결되고 수익을 만들어가는 모델의 확대 재생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와 이스라엘 산업통상노동부의 공동 투자로 운영되는 ‘한-이스라엘 기술 협력 프로젝트’의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엘리 오퍼 수석과학관은 “이스라엘의 신재생에너지, 생명공학, 전자, 항공우주 등의 하이테크 기술과 한국의 IT·가전 등 내구소비재 생산기술을 결합시켜 시너지를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3국 시장으로의 공동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이스라엘-미국간 공동 기술협력 프로젝트의 10분의 1 수준인 예산과 프로젝트 규모를 과감하게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5월, 3년 기간으로 시작되는 제4기 한-이스라엘 기술협력 사업과 관련 “와이즈만연구소, 테크니온대학 등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싱크탱크와 연계해 이곳에서 나오는 아이디어와 원천기술을 상용화하는 대학 기업 또는 신생기업과 한국의 기술 수요 기업을 연결함으로써 세계적인 혁신 제품을 개발할 가능성을 높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경부는 4기 한-이스라엘 기술협력 사업을 통해 우리 중소기업의 기술사업화 역량을 높이고,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우리 기업이 곧바로 상용화할 수 있는 이스라엘 원천기술을 최대한 발굴해, 양국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엘리 오퍼 수석과학관은 “녹색산업, 바이오산업, 물산업 등 향후 성장 가치가 높은 분야에 대해 양국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합친다면 세계적 기후변화 대응 수요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