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량 전망과 감축 비용 예측이 제각각이어서 쉽게 합의하기가 어려운 만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현실적으로 수립하되 효과가 확실한 정책부터 우선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 산하 연구기관에서 나왔다.
청와대의 공격적인 감축 목표와 상충하는 분석 결과여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산업연구원(KIET)은 16일 ‘기후변화의 경제학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온실가스로 지구 온난화 경고 수위가 높아졌지만 연구마다 도출되는 결론과 수치가 다양하고 때로는 모순돼 정책결정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제언했다.
KIET가 분석한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거시경제 추이와 산업구조 및 에너지원별 사용비중(에너지 믹스 선택)에 따라 21세기 말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5배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탄소의 사회적 비용에 관한 추정치를 분석한 연구결과 탄소 1톤당 25∼50달러가 적정하다고 제시됐으나 미래가치의 중요성에 대한 판단이나 자연·경제적 요인의 가정을 바꾸면 결과 격차가 수십배까지 나타나는 등 불확실성이 너무 커 정책 활용에 유용한지가 의문시된다는 지적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은 2002년 시의적절한 대응이 없을 때 지구온도가 금세기 말까지 산업화 이전에 비해 5도 이상 상승할 확률을 4%로 봤다가 올해 예측에서는 이 확률을 52%로 수정해 인류에 엄청난 재앙을 예고했다.
보고서는 다음 달 코펜하겐에서 열릴 유엔 기후변화 협상에서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온실가스 감축목표 시기와 방법에서 의견일치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가장 명쾌한 정책은 시장에서 탄소가격을 활용한 정책(탄소세나 탄소배출권 거래제)이므로 적절한 탄소가격 시나리오에 관한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질수록 감축비용은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나기 때문에 현실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과 빠른 실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책효과가 확실한 정책부터 우선순위를 정해서 시행해 불확실성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