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평판TV `직접생산`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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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평판TV 제조업체들이 가격경쟁력 상실 및 엔고 현상에 따른 채산성 악화 등을 이유로 자체 생산을 줄이는 대신 외부 위탁생산을 늘리고 있다.

 한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잡기 어려워지자 위탁생산 비중을 늘리는 수평분업 시스템을 도입, 가격 경쟁력을 만회해보려는 시도다.

 16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히타치제작소는 중국에서의 평판TV 생산을 중단하는 한편 일본 공장도 한 군데만 남기기로 했다. 직접 생산방식으로는 갈수록 세계 시장점유율을 키워가는 삼성전자·LG전자 등에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는 지난 5월에도 체코공장을 폐쇄하고 800명가량의 현지 종업원을 해고하는 등 직접 생산방식에 대대적인 손질을 가했다.

 도시바 역시 동남아시아에서의 TV생산을 인도네시아에 집중하기로 하고 베트남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 회사 역시 지난 상반기에 도시바정보시스템 소속의 영국법인인 프리머스 공장의 LCD TV 조립라인을 폐쇄했다. 현지 종업원의 80% 수준인 250명 정도를 감원했다.

 설계기능만 남긴 채 현지 전자기기수탁제조서비스(EMS) 업체를 통해 TV를 조달 중이다. 이 회사는 보급기종의 생산을 EMS 업체에 맡기는 방식으로 2008년 30% 수준인 위탁생산 규모를 2010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소니는 태국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말레이시아로 TV 생산을 집중했으며, 멕시코 공장은 EMS 회사에 매각했다. 소니는 이에 앞서 미국·베트남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일본 아이치현 소재 LCD TV 공장도 6월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이 밖에 JVC도 작년 영국 공장을 폐쇄하면서 올해 위탁생산 규모를 작년의 두 배 수준인 40만대가량으로 늘렸다. 지난해 1258억엔(약 1조62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샤프도 TV 생산방식 합리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일본의 가전 대기업 8개사의 국내외 박막형 TV 공장 수는 정점기의 58개에서 내년 봄에는 39개로 감소할 전망이다.

 일본의 가전업체들은 생산 규모의 열세로 아시아지역에서 경쟁력을 잃어갔다. 주요 8개 가전업체의 절반 이상이 TV 부문에서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적자를 냈다.

 미국의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액정TV의 세계 판매량은 1억3000만대로 작년 대비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판매금액은 780억달러로 작년에 비해 3% 감소할 전망이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