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은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는 최악의 침체기 중 하나였다. 자동차 업체들은 구조조정과 인수합병 등 살아남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혹독한 구조조정의 시기를 거쳤지만, 자동차 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생산설비 과잉으로 자동차 산업이 더 침체될 가능성이 있으며 더 많은 자동차 브랜들이 정리되어야 할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자동차 컨설팅업체 GSM 월드와이드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연간 생산능력(차량 및 경트럭)은 8천590만대.
올해 자동차 예상 판매량보다 무려 3천만대 이상 많은 것으로 설비 가동률은 65%에 머물 전망이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는 오는 2015년 2천500만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설비 가동률은 가까스로 8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GSM 월드와이드의 유럽 시장전망을 담당하는 마크 풀소페는 “현재의 경기침체는 (자동차 생산) 능력을 합리화하고 일부 브랜드를 정리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컴퓨터, 전자 업계가 구조조정을 거쳐 경쟁력 없는 브랜드들을 시장에서 과감히 퇴출했던 것과 달리 자동차 업계는 상대적으로 구조조정의 칼바람에서 벗어나 있었다. 특히 제조업의 근간인 자동차 산업에 대한 각국 정부의 지원은 자동차 업계 재편을 막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였다.
월가의 자동차 업계 전문가인 존 카세사는 “자동차 관련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은 그동안 자동차 업계의 ’피할 수 없는’ 구조조정을 막아왔다”고 지적했다.
신규 자동차 메이커들의 기존 브랜드 인수 경쟁도 경쟁력 없는 자동차 브랜드들이 시장에서 살아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브와 볼보. 사브와 볼보의 올해 전 세계 예상 판매대수는 각각 10만대와 32만5천대. 이는 도요타 중형 세단 캠리의 미국 내 연간 판매 대수보다도 적은 것이다. 하지만 사브와 볼보 브랜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전망이다. 스웨덴 정부의 지원을 받은 사브는 스웨덴 슈퍼카 제조업체 쾨니그제그에 인수됐고, 볼보 역시 중국 자동차 업체 지리(吉利)자동차와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