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하향 추세로 돌아섰던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이 올해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등급을 보유한 303개사 가운데 25개사의 등급이 상향 조정됐고, 29개사가 하향 조정됐다. 이로써 등급변동성향(Rating Drift)은 -1.3%로, 작년 말 -3.5%에서 올라갔다. 등급변동성향은 신용등급 상향 업체 수에서 하향 업체 수를 빼 등급 보유 업체 수로 나눈 것으로, 마이너스가 클수록 기업의 신용 위험이 증가했음을 뜻한다.
등급변동성향은 작년 4분기에 리먼브러더스 파산 보호 신청으로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하향되면서 외환위기 발발 직후였던 1998년 -51.92% 이후 10년 만에 마이너스를 나타낸 바 있다.
작년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신용등급 하향이 이어져 이 기간 등급변동성향은 -6.1%에 달하지만, 10월과 11월에 상향 조정만 각각 1건씩 있고 하향 조정이 없어 올해 말이 되면 플러스는 아니더라도 마이너스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올해 3분기까지 하향 조정된 29개 가운데 쌍용차와 BHK, 디보스, 씨앤우방, 태왕 등 5개의 부도사가 포함됐으며, 워크아웃 건설사도 이미 신용등급이 한 꺼번에 3단계 이상 급하향돼 악재를 가진 회사의 등급 조정이 거의 마무리됐다.
앞서 등급변동성향은 외환위기에서 회복세를 나타내던 1999년 4.74%로 플러스(+)로 돌아섰고, 2000년 13.60%, 2001년 8.37%, 2002년 2.10%, 2003년 4.49%, 2004년 5.02% 등 한자릿대를 유지하다가 전세계 경제가 상승 국면에 진입한 2005년부터 16.52%, 2006년 15.81%, 2007년 18.37%로 고공행진을 벌였다.
한신평 류승협 연구위원은 “작년에는 건설 부문이 등급 하향을 이끌었지만 올해 3분기까지는 건설에 이어 제조 부문도 하향 추세가 이어졌다”며 “그러나 2008년 말과 올해 초 최악을 찍은 만큼 올해는 작년 연간보다는 신용 등급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