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에 들어서는 바이오리서치콤플렉스(BRC)를 산학연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명실상부한 국내최고의 IT기반 바이오센터로 만들겠습니다.”
오는 2013년말 송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IT기반 바이오센터가 완공된다. 연 면적이 46만5912㎡나 되는 이곳은 총 사업비가 8400억여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 메디컬 분야에 힘을 쏟고 있는 글로벌 기업 IBM도 참여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지난 13일 착공한 BRC는 오는 2011년 연구동을 시작으로 오피스 등이 차례차례 완공된다. 계획대로 이루어지면 우리나라 IT 및 BT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이 사업을 이끌고 있는 이는 개발전문가도 IT전문가도 아닌 신경의학 전문 의사다.
지난 3월 발족한 BRC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 언 박사는 신경조절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신경의학 분야 국내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다. 가천의과대학교 길병원 신경외과 부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수년전부터 BRC 사업에 간여해 온 그는 올 3월 주식회사 BRC가 설립되면서 아예 대표이사까지 맡았다.
“이미 지난 4월부터 IBM과 공동으로 u헬스케어, 메디컬 나노케미스트리, 바이오인포매틱스 등 3가지 분야에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신약 개발이 아닙니다. 엄청난 돈이 드는 신약 개발보다는 특허기간이 끝난 신약을 활용해 보다 약효가 좋고 부작용이 없는 ‘개량 신약’을 주로 개발할 예정입니다.”
이 대표가 그리는 BRC의 미래는 연구소, 기업, 병원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도움을 주고 받는 생태계형 바이오클러스터다. 이는 그가 몇년전 방문해 깊은 인상을 받은 미국 휴스턴의 MD앤더슨 병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바이오클러스터를 보고 나서 얻은 생각이다. “IT가 없으면 바이오(BT) 연구를 할 수 없다”고 강조한 그는 IT와도 인연이 깊다. 지난 2004년 길병원이 오라클 전사자원관리(ERP)를 도입할 때 진두지휘 하면서 IT와 가까워졌다. 이후 길병원이 디지털병원으로 거듭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이 대표는 BRC를 ‘동물원’이 아닌 ‘정글’로 만들 작정이다. 동물원은 때가 되면 주인이 먹이를 줘야 한다. 그처럼 국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글처럼 자족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와 연구를 같이 하기로 한 IBM과 벨랩 이외에도 다른 글로벌 기업과도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맺어 송도 BRC를 민간주도 자생력을 가진 국내 최고의 BINT(BT+IT+NT) 클러스터로 만들겠습니다.”
인천=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