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유망 IT업종 놓고 의견 엇갈려

 “삼성전자야, SK텔레콤이야?”

 IT 대표주인 수출주(전기전자)와 내수주(통신서비스) 사이에서 어떤 업종에 투자해야 할 지 전문가들의 논의가 활발하다.

 국내 경기가 회복되면서 SK텔레콤 같은 내수주가 뜰 것이란 견해가 있는가 하면, 내년에도 삼성전자를 필두로 수출주들이 쭉 갈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통신주 “소외는 끝났다”=내수주는 올해 하반기 들어 원화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원화가치가 바닥을 친 올해 상반기와는 달리 내년에도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타고, 이제 내수주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유럽 등 글로벌 경제의 소비가 더디게 회복되고 있지만 국내 경기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도 내수주에 힘을 싣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시에서 홀대 받았던 내수주가 내년에는 상당한 수익률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높은 수익률을 내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IT·자동차 등과 달리 소외받고 있는 통신주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업종의 체질이 좋아지면서 통신업종을 보는 눈도 달라지고 있다. 결합상품의 확대로 마케팅 비용이 하락했고 이에 따라 실적이 좋아졌다. 실제로 올해 2분기 13.4%의 영업이익률을 냈던 통신업종은 3분기에도 15.6%에 달하는 영업이익률로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이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휴대폰·인터넷·전화 등 결합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가입자 해지율이 현저히 낮아지고, 시장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통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낮아져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 “내년에는 이와 함께 무선인터넷 시장의 성장, 기업용(B2B) 서비스 확대로 이통사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주, “여전히 상승여력 있어”=올해 원화값이 떨어지면서 삼성전자·LG전자·LG디스플레이·하이닉스 등 IT 대표 수출주들은 크게 웃었다. 수출주들이 증시 상승률을 뛰어넘는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투자자들도 활짝 웃었다.

 내년에는 원화 강세로 좋은 시절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수출주들을 주목했다. 경기가 부진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경제 위기 통에 일본·대만 등 경쟁 기업이 타격을 받는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경쟁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및 관련 장비주에도 기대감을 심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19일 ‘2010년 주식 및 업종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신흥 시장의 모멘텀이 크고 글로벌 경쟁력이 탁월한 대형주에 집중하는 대응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반도체와 휴대폰, 신성장형 산업에서 의미있는 경쟁력을 가진 완성품업체와 부품·소재장비업체에 계속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