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비롯한 많은 기업이 국내에서 공급망관리(SCM)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시장 변동이 심한 전기·전자 분야를 필두로 식품·자동차 등 분야를 막론하고 주 단위 판매운영계획(S&OP)과 글로벌 SCM 구축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주요 삼성 계열사들이 글로벌 SCM 고도화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으며 삼성전기와 삼성SDI가 대표적이다. 올초부터 삼성전기를 이끌고 있는 박종우 대표는 “스피드, 효율, 손익 위주 경영으로 강한 삼성전기를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은 SCM”이라고 강조하며 과거 삼성전자 TV사업부에서 쌓은 SCM 노하우를 접목해 주 단위 S&OP 정착 등을 통해 삼성전기의 SCM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또 삼성SDI는 전지사업부 중심으로 재편된 조직 하에 전지사업에 특화된 글로벌 SCM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내년 이후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주 단위 S&OP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많은 제품 선상에서 경쟁 관계에 놓인 LG전자·LG디스플레이도 SCM 고도화에는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년간 구축해 온 글로벌 SCM 기반 하에 최근 SCM 고도화를 위한 IT 마스터플랜을 재수립하고 마켓센싱 강화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요 예측력 향상을 위해 지난해부터 북미·유럽·아시아·중아·중남미·중국·독립국가연합(CIS. 구소련) 등 전 세계 지역 및 법인별 영업관리, 물류 조직을 SCM 조직으로 통합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도 올초 글로벌 시스템 통합 완료에 이어 7대 메가 시스템 중 하나로서 SCM 고도화에 한창이다.
이같은 전기전자 부문 SCM 확산에 동승한 전자소재기업 두산 전자BG도 지난해부터 수요 및 공급관리 SCM 시스템 구축을 완료, 올 상반기 납기약속(DF) 체제를 구축하고 이미 올 하반기부터 고도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지난해부터 전사 주 단위 S&OP 확산에 돌입했으며 SCM 혁신으로 시스템 경영에 나서고 있다.
내년 이후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를 구축해 SCM 기반 의사결정체계를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와 두산 전자BG는 생산 가시성 공유를 위한 생산관리시스템(MES) 협업과제로 SCM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상생 모델을 만들고 있기도 하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화두인 현대기아자동차도 르노삼성자동차 출신으로서 SCM을 혁신의 모태로 삼고 있는 팽정국 최고정보책임자(CIO)의 진두지휘하에 글로벌 SCM 체계 구축에 한창이다. 특히 해외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유럽 등지 공장과 판매법인 SCM 고도화를 적극 진행 중이다.
2000년대 초 삼성SDI 경영혁신본부장, 삼성전자 SCM그룹장을 거치며 삼성그룹의 SCM 혁신을 이끌었던 박성칠 대상주식회사 대표는 전자업종에서 쌓은 노하우를 식품업에 접목하고 있는 사례다.
“계획대로 실행한다”는 표어 아래 식품기업으로서 최적화된 전사 SCM을 이끌며 몸소 혁신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대상은 3년간 추진해 온 주 단위 S&OP가 안정화됐다고 판단하고 올해부터 주 3일 계획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도 삼성SDS 출신 이상몽 상무가 스피드경영추진팀을 이끌며 지난해부터 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등 SCM 혁신에 적극이다. 최근 SCM 전문가를 추가 영입하고 프로세스 혁신에 나서는 등 주 단위 S&OP 회의를 확산하고 있다. 내년 이후 본격적인 SCM 고도화에 나서 2012년까지 공격적인 SCM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