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주 `대형TV 에너지 규제안` 확정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오는 2011년까지 화면 크기 58인치 이하 TV의 전력 소비량을 33% 줄이도록 했다. 가전업계는 반발했으나 삼성과 LG전자 등 국내 업체는 이미 미국의 소비전력 기준에 맞춰 제품 개발을 끝내 큰 영향이 없으며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본지 11월 13일자 2면 참조

 18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에너지위원회(CEC)는 이러한 TV 에너지 규제안을 만장일치(5대0)로 의결했다.

 CEC는 2013년까지 전력소비량을 49% 줄이고 홈시어터에 많이 쓰는 58인치 이상 TV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기존 브라운관 TV보다 전력을 각각 3배, 43% 이상 소비하는 대형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와 액정디스플레이(LCD) TV를 겨냥한 규제다.

 전력 313와트(W)를 쓰는 히타치 42인치 PDP TV와 232W인 샤프 LCD TV 등은 전력소비량을 2011년까지 183W, 2013년까지 116W 이하로 끌어내려야 한다. CEC는 이러한 규제에 힘입어 향후 10년간 에너지 비용 81억달러(약 9조3500억원)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했다.

 당장 캘리포니아 연간 TV 판매량(400만대)의 90%를 차지하는 58인치 이하 LCD TV 시장에 변화가 일어날지에 시선이 쏠렸다. 이 규제는 미국 전역으로 확산될전망이다. 미국가전협회(CEA)와 PDP연합(PDC) 등 TV 업계는 “소비자 TV 선택권을 침해하는 규제”라며 반발했다.

 삼성과 LG전자 등은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이미 규제안에 맞춰 제품 개발을 끝냈으며 에너지 절감 기술이 뒤처지는 중국·대만 업체를 따 돌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삼성전자 측은 “미국 전체에서 시행 예정인 에너지 효율 인증 제도인 ‘에너지스타’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처음 통과된 셈”이라며 “1년 전부터 기준 안에 맞춰 제품 개발을 끝마쳐 큰 영향이 없다” 고 말했다. 전력 효율이 낮은 LED TV 등으로 라인업을 넓혀 오히려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이번 규제안의 관건이 사실 58인치 이상 제품에 대한 규제였는데 58인치 이상 제품은 2013년으로 유예돼 큰 영향이 없다”며 “에너지 효율 기술이 낮은 중국·대만업체를 따돌려 오히려 점유율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용 기자 eylee@etnews.co.kr, 김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