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LCD 생산 과잉 우려"

 중국 정부가 자국내 LCD 생산설비의 무분별한 증설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국·일본·대만 LCD 업체들의 대형 패널 라인을 유치하려는 지방 정부의 움직임들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그렇지만 각각 쑤저우와 광저우에 LCD 패널 라인 합작 투자를 추진 중인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의 행보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각) 샤오화(肖華) 중국 공업정보화부 정보사장은 중국증권보를 통해 “하반기부터 8세대 LCD 생산설비 증설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어 향후 과잉 생산이 우려된다”며 “지방 정부 주도로 이뤄져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조정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LCD 산업의 지역별 안배, 중복투자 방지, 신기술 개발, 국제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담은 체계적인 산업 발전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샤 사장의 이같은 발언 이전에도 최근 중국 중앙 정부내에 비슷한 의견이 흘러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시각은 실제 생산 과잉에 대한 우려보다 자국내 군소 LCD 패널 업체와 일본 샤프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오이 등 현지 LCD 패널 업체들이 기술도 가지지 못한 채 8세대 LCD 라인 투자에 나서겠다는 것이나, 샤프가 일본내 6세대 LCD 라인의 매각에 우선 더 큰 관심을 보이는 데 대한 일침으로 보인다. LCD 공장 설립이 무분별하게 진행될 경우 중앙 정부가 조성한 20조원 규모의 지원 예산을 둘러싼 과열 경쟁도 사전에 차단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의 이런 태도는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의 중국 공장 진출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다. 안현승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사장은 “한국 업체들은 세계 최고의 8세대 양산 기술을 확보했으며, 각각 쑤저우와 광저우에 단독 투자하기로 확정한 상태”라며 “워낙 위상이 확고한 만큼 향후 중국 정부 승인도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가 한국 정부의 기술 수출을 승인하면, 쑤저우와 광저우 지방 정부는 공장 유치를 위해 중앙 정부의 최종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20조원에 이르는 지원 예산이 배분된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