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술이 만들어 갈 안전한 세상

방재인프라 구축에 다양한 IT기술 접목

IT기술은 현대인들의 삶을 크게 바꿔놓았다. 전자·통신·금융·유통 등 거의 전 산업에 걸쳐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왔을 뿐 아니라 사무환경을 비롯해 개개인의 삶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게 IT기술이다. 쉽게 말해 IT기술의 발달은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불가능에 가까웠던 많은 일들을 가능케 했다고 볼 수 있다.

재난관리 쪽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IT기술은 재난관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더욱이 다른 분야에 비해 뒤쳐진 감이 있는 방재 분야에서 IT기술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재난을 막기 위해 IT기술을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란 뜻이기도 하다.

IT강국임을 자랑하는 우리나라도 IT기술을 방재 분야에 활용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방재의 중요함을 인식한 정부와 관련 기관에서도 IT기술을 활용한 방재시스템 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미국, 일본 등 방재선진국에 비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땅덩어리가 넓어 매년 여기저기서 자연재해가 발생하거나(미국, 호주) 기후로 인한 재해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영국) 또는 지리적 여건 탓에 지진·태풍 등이 잦은(일본) 나라들이다. 당연히 일찍부터 방재에 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기에 IT기술을 활용한 방재시스템 개발·구축에서도 우리보다 한 발짝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고베 지진)으로 수많은 인명피해와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고, 거의 매년 태풍 등의 자연재해를 겪어야 하는 일본은 ‘사회 인프라의 안전·안심’을 목표로 IT기술을 활용한 방재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 산하 전기통신기술비전위원회가 제시한 ‘ICT(정보통신기술)에 의한 사회 인프라의 안전·안심 목표’를 보면, 방재인프라 마련에 필요한 IT기술과 어떤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지를 수 있다. 이 위원회는 ‘방재에 이바지하는 사회자본의 정비와 운용’을 위해 추진해야 할 주요 정보통신기술은, “강한 지진이나 큰 홍수 등 광역 재해를 효과적으로 막고 피해를 줄이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올해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중점적으로 개발해야 할 정보통신기술의 주제와 목표, 추진 체제 등을 올 9월에 제시했다. ‘방재선진사회’ 실현을 위해 자세한 재해 정보를 국민 개개인에게 전달하고 재해에 도움이 되는 정보통신 시스템 구축, 기존 방재 시설의 유효 활용 기술 개발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함이다.

전기통신기술비전위원회가 제시한 주제는 △재해 현장이나 재해 상황(영상 포함) 정보 수집·파악 방법 효율화 △광역 방재 정보 관측 수집 방법의 고도화와 효율화 △방재 정보를 국민이나 관계 기관에 신속·정확하게 제공 세 가지다.

위원회는 첫 번째 주제의 목표는 “큰 재해가 발생했을 때에도 현장과 확실한 연락 수단을 확보하며, 영상 등의 정보를 신속히 수집하고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기능과 비용을 고려해 실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조건으로는 K-COSMOS(국토교통성 이동통신시스템) 기능을 대체할 저비용 통신 기능 확보, 통신위성을 이용한 헬리콥터 영상전송시스템 실용화 기술, 기동성이 뛰어나고 여러 가지 설치 환경에 대응해 IP접속이 가능한 새로운 소형 경량 위성통신시스템 실용화 기술 확립을 꼽았다.

두 번째 주제에 대해선 “예측하기 어려운 국지적 집중호우에 의해 도시에서 인명 피해가 생기고 있어, 강우 관측의 정확성을 높이고 홍수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는 게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위원회의 요구 사항은 X밴드 MP레이더 운용 기술 확립과 C밴드 레이더의 MP화 검토 뒤 일부 도입, 수위 및 우량 관측 텔레미터시스템에 대한 관측 시간 단축과 비용 감축 기술 검토 후 이행이다.

마지막 주제는 “레이더 우량이나 수위 정보 외에 영상정보 등을 국민과 방재기관에 시기적절하고 알기 쉽게 제공해 재해에 의한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것이다. 구체적 도달 목표는 레이더의 강우 정보나 예측 정보를 한층 신속히 제공을 비롯해 CCTV 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기술 확립, 휴대 전화 및 모바일 단말기의 고기능화와 지상 디지털 방송의 완전 실시 등에 대응한 정보 제공 기술 개발, 지방공공단체에 제공하고 있는 방재 정보의 충실, 신속화 도모 등이다.

재난포커스(http://www.di-focus.com) - 이주현 기자(yijh@di-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