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3조1000억원으로 2조원 이상 삭감된 중소기업정책자금 예산을 4조3000억원대로 회복하는 안을 추진한다.
벤처펀드 결성의 기반이 되는 모태펀드 예산도 올해(2850억원)보다 늘어난 3000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모색된다. 중소기업 정책자금 대폭 삭감으로 높아진 중소기업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다.
22일 관계 당국 및 국회에 따르면 국회 지경위는 지난주 개최한 상임위에서 내년 8조8000억원으로 6조원가량 삭감된 중소기업청 관할 중소기업 지원 예산 가운데 1조5000억원 안팎을 회복하는 데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출구전략을 앞두고 중소기업 정책자금만을 일방적으로 삭감했다는 중소벤처업계의 비판이 거세지자 국회 지경위 소속 의원들이 이 같은 대안을 만들었다. 지경위 예산결산소위와 국회 예결위 과정이 남아 있지만, 여야 합의로 중소기업 정책자금 예산 확대를 공동으로 주장해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
지경위 소속의원들이 확대를 요구하는 부문은 중기 정책자금 1조1645억원, 모태펀드 예산 2000억원 그리고 매출채권보험 등 20여개 사업 예산 약 1400억원 등이다. 올해 추가경정 예산을 포함하면 정책자금예산은 5조8555억원이었고 모태펀드 예산은 2850억원이었다. 정부안은 각각 2조7200억원과 1850억원 삭감됐다.
새 안이 받아들여지게 되면 정책자금예산은 올해보다 1조1550억원가량이 줄어들고 모태펀드 예산은 150억원 증가한다.
예산 증액을 추진하는 것은 최근 내년 출구전략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다. 실제로 올해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에 크게 기여한 보증규모는 당초 우려와 달리 내년 극히 일부만 줄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최근 경기벤처기업인의날 행사에서 “내년 예산안을 보니 중소기업 예산이 올해보다 대폭 줄어 경악했다”며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중소기업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중소기업 예산을 이대로 줄여서는 안 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경위의 예산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할지 미지수다. 하윤희 한나라당 예결위 전문위원은 “지경위는 기업들의 의견을 많이 듣지만 예결위는 전체 재정운영을 고민해야 한다”며 그대로 통과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김순기·김준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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