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내년 무선통신 사업 중 무선데이터 매출 비중을 60% 선까지 끌어올리는 ‘무선 데이터 올인’ 전략을 수립했다.
음성서비스에 쏠린 무게 중심을 데이터로 옮겨 통신서비스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내년 출시될 신규 휴대폰 물량의 절반을 스마트폰으로 내놓는 한편 고객들의 무선데이터 사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 통신의 ‘킬러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KT(대표 이석채)는 “음성 중심의 무선통신사업을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무선사업 준비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아예 무선데이터 매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내용의 사업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새 사업 전략은 수십년간 이어온 음성통화 중심의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뜻한다. 이동통신 2위 사업자라는 멍에를 벗고 무선데이터 통신의 맹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KT는 우선, 올해 무선통신 사업에서 67%를 차지하는 음성 서비스의 비중을 내년에 30%대로 크게 낮추고 데이터 사업의 비중을 현 19%에서 6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선보인 유무선통합(FMC) 서비스인 ‘쿡앤쇼’를 포함한 모바일(m)VoIP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달 말께 문을 여는 앱스토어인 ‘쇼앱스토어’와 유심(USIM) 기반의 다양한 데이터 통신을 활용하고 위치기반서비스(LBS) 등도 내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KT 측은 “FMC 서비스는 기존 시장의 잠식(카니발라이제이션)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무선랜(WiFi), WCDMA, 와이브로 등 이른바 3W 서비스로 트래픽 배분 등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며 “m-VoIP 사업도 기존 통신 서비스에 비해 수익성이 낮지만 통신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 새 수요 창출을 선도하겠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KT는 내년 출시할 휴대폰 가운데 절반을 스마트폰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KT가 지금까지 내놓은 스마트폰은 3종에 불과하지만 내년 한 해에만 10∼12종의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아이폰 효과를 데이터통신 이용 확대를 이끌기 위한 촉발제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음성통화 수익에 집중해 스마트폰 출시를 꺼려왔던 KT로선 획기적인 전환인 셈이다. 아이폰을 비롯한 외산 스마트폰에 문호를 대폭 확대하지만 유지보수(AS)의 문제가 있어 국산에 70%가량의 비중을 둘 예정이다.
최근 FMC 일반폰을 내놓은 것과 같이 일반 휴대폰 단말기에도 무선랜 적용을 늘릴 방침이다. 다만, 단말기 개발에 난점이 있어 m-VoIP 시장 공략 중심축을 스마트폰으로 가져갈 방침이다.
KT는 무선랜을 이용한 데이터 무료 이용을 포함하는 다양한 데이터 요금제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데이터통신 수요를 확산시킴과 동시에 획기적인 와이브로 요금제 인하 방안도 검토 중이다. 스마트폰을 PC에 연결하면 무선랜·와이브로 모뎀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3W의 전체 사용량을 끌어올려 데이터 가입자당매출액(ARPU)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KT 측은 “다양한 각도에서 무선데이터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콘텐츠 개발과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진정한 새 통신 서비스 경쟁이 내년 상반기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그래픽> KT 무선통신 사업 비중
연도 음성서비스 무선데이터 기타(접속료 등)
2009년 67% 19% 14%
2010년 30% 6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