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장 후보 면접서 김인규 후보가 가장 잘해"

KBS 이사회의 야당 측 추천 이사인 고영신, 진홍순 이사는 20일 취재진과의 간담회에서 차기 사장 후보자로 선정된 김인규(59)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이 전날 진행된 사장 후보자 면접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고 이사는 “김인규 후보는 박학다식하고 KBS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아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했다. 방송 전반에 대해 꿰뚫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는 흠 잡을 데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 이사는 “능력만 있다고 사장하나. 정치권에 한번 몸을 담았으면 돌아오지 말아야지 왜 돌아오나. 방송의 독립성 때문에 우리가 반대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어 “김인규 후보는 면접 때 ’대선 때 특보를 안하려고 수차례 고사했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하게됐는데 그게 멍에가 되고 말았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자신이 사장이 되면 과거 박권상 사장처럼 철저하게 정치색을 배제하겠다고 했는데, 그러나 한번 해봐라. 마음대로 안될 것이다. 그게 우리가 우려하는 점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야당 측 이사 4명은 면접 후 사장 후보자를 뽑는 세 차례의 투표에서 모두 기권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고 이사는 “면접을 하면서 여당 측 이사들이 김인규 후보를 찍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야당 측은 기권표를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기본적으로 재공모를 하자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니 표를 행사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진 이사는 KBS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인 수신료 현실화에 대해 “수신료 현실화는 절대로 쉽지도 않을뿐더러, 수신료만으로 재원을 확충하게 되면 그것이 오히려 정치권에 발목을 잡히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진 이사는 “면접에서 김인규 후보는 수신료를 현실화해 2TV의 광고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겠다고 하면서 수신료는 5천 원이 적당하다고 하더라. 수신료 6, 광고 수익 2, 기타 수익 2의 안을 제시했다”며 “그런데 수신료는 인상절차 자체가 너무 복잡한 데다 물가 인상분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매년 국회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그것 자체가 방송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 아니냐. 지난 29년간 수신료를 못 올린 이유도 다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심화될 수록 공영방송의 기능과 역할, 책임이 강화되는데 그러다 보면 예기치 않은 분야에서 돈이 들게 된다. 그런데 수신료만으로 재원을 충당하면 예비비 같은 융통성 있는 예산을 짤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수신료 외 광고 등의 수익도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