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에 들어가는 탑재형 충전기가 초대형 시장을 형성해가고 있다.
탑재형 충전기는 전기차에 가정용 전원을 꽂았을 때 배터리 충전을 담당하는 ‘모바일 충전소’의 역할을 한다. 모든 전기차, PHEV는 주변에 고정식 충전소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 탑재형 충전기를 장착해야 한다. 차량 탑재형 충전기는 3∼5㎾급으로 급속충전기(50∼60㎾)보다 용량이 훨씬 작아 완충에는 여러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혹독한 주행환경에서 견디는 내구성과 신뢰성이 필요해 대형 전장 업체도 쉽게 국산화를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도 양산할 순수전기차 i10-EV버전과 PHEV모델에 필요한 탑재형 충전기의 스펙을 확정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도 전기차에 들어갈 충전기의 공급처를 물색하고 있다. 고정식 급속충전기보다 차량 탑재형 충전기의 시장규모가 5∼6배는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시그넷시스템(대표 황호철)은 소형 전기차에 특화된 3.3㎾급 탑재형 충전기 개발을 마치고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탑재형 충전기는 가로세로 25㎝로 백과사전만한 크기에 무게는 6㎏에 못미친다. 시그넷시스템은 내년도 국내외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최소 200억원 규모 이상 탑재형 충전기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코디에스(대표 박찬중)는 지난 9일 서울시의 월드컵 상암경기장, 서울대공원 등에 5대의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납품한데 이어 차량 탑재형 충전기(3∼5㎾) 2개 모델의 개발을 끝냈다.
회사측은 자체 개발한 3.3㎾급 탑재형 충전기의 경우 무게가 5㎏으로 가볍고 신뢰성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이밖에 일진전기와 삼성전기, LS산전, 만도기계도 전기차 충전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단계로 차량 탑재형 충전기의 자체개발 또는 아웃소싱을 준비하고 했다.
일진전기 한 관계자는 “비싼 배터리팩이 무리를 안주면서 빠른 시간에 충전하는 차량 탑재형 충전기를 개발하기란 쉽지 않다. 어느 배터리업체와 손을 잡고 공동 개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완성차업계의 전기차, PHEV보급계획과 수출물량을 고려할 때 약 1만대의 차량탑재형 충전기 수요가 생기고 이후 매년 200% 이상의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