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초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하 상임의장)에 선출된 헤르만 반 롬푸이 벨기에 총리는 ‘삼고초려’ 끝에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 일간 르수아르는 반 롬푸이 총리가 상임의장 선출을 위한 막후 협상 과정에서 두 차례 고사했으며 동료 정상들의 세 번째 설득에 마침내 이를 수용했다고 23일 보도했다.
반 롬푸이 총리는 벨기에의 현직 정부수반으로서 대놓고 상임의장 자리를 노릴 수 없는 처지였던데다 상임의장 선출이 만장일치가 아닌 가중다수결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 부담을 느꼈다는 해석이다.
그가 지난 12일 의회에 출석해 “국민이 맡긴 책무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현직 총리는 (상임의장) 후보가 못 된다고 생각하지만, 27개국 정상이 총의를 모으면 누구도 그 뜻을 거역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데서 이러한 속내를 읽을 수 있다.
이러한 발언에서 본인이 적극 나서기는 힘드나 만장일치로 자신을 추천한다면 고사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었다고 르 수아르는 전했다.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이하 외교대표) 후보를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지는 가운데 상임의장이 만장일치로 선출되기 어려워 보이자 반 롬푸이가 두 차례 고사했다가 모든 문제가 정리돼 표결이 아닌 만장일치 합의가 가능해지자 수용한 것이다.
한편 반 롬푸이는 내년 1월 1일 2년 6개월 임기(1회 연임 가능)의 상임의장 임기를 시작하며 캐서린 애슈턴 외교대표 지명자는 이번 주 유럽의회의 승인을 얻어 다음 달 1일 5년 임기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