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V 시장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물량은 급속도로 커지고 매출 증가는 제자리인 딜레마에 빠졌다.
24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전 세계 TV 시장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262억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올 3분기 전체 TV 출하량은 5천486만대로 작년 동기 5천420만대보다 1.2%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전 세계 TV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LCD TV 시장에서 뚜렷하다.
3분기 전 세계 LCD TV 출하량은 3천751만대로 작년 동기 2천709만대에 비해 38.4%나 증가했다. 그러나 매출은 212억 8천만 달러로, 작년 동기 210억 6천만 달러보다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출하량과 매출 증가 속도의 엇박자는 세계 경기 침체 속에서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 제품을 앞세워 물량 공세에 나서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데 따른 결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올해 3분기 중국 업체들의 LCD TV 시장 점유율은 2분기 16.9%(수량 기준)에서 21.4%로 오르며 처음으로 20%대를 돌파했다.
일본 업체의 점유율은 2분기 35.3에서 올 3분기에는 34.3%로 떨어졌다. 지난해 일본 업체들의 연간 평균 점유율이 40.3%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
일본 업체들이 차지했던 프리미엄급 시장을 고스란히 중국 업체들이 빼앗은 셈이다.
LCD TV 원가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패널 가격이 올해 3분기까지 지속적으로 오르는 동안 LCD TV 평균 판매 가격은 작년 대비 27%나 하락했다.
세계 경기 침체 이후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뿐 아니라 아시아 등 신흥 시장의 소비자들도 가격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1,2위 업체만 LED TV등 신제품을 내놓고 일본 업체들이 고전하는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면서 매출과 수량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에 작년 4분기보다 30만대나 늘어난 690만6천대의 LCD TV를 팔아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우며, 13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지켰고 LG전자도 401만대로 처음 400만대를 돌파하며 2분기 연속 2위 자리를 지켰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가전하향 정책을 실시하며 세계 TV 시장이 급팽창했지만 매출 규모는 정체돼 있다”며 “LED TV가 LCD TV 수요를 어느 정도 대체할 때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