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전자광고대상] 심사평·발자취-심사총평:곽수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2009 전자광고대상] 심사평·발자취-심사총평:곽수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어김없이 연말이 다가오면서 한 해를 정리해야 하는 각 기업과 광고기획사, 광고 크리에이터들의 요즘 생활이 매우 바쁠 것으로 짐작된다.

 중요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제11회 ‘전자광고대상’에는 우수한 광고물들이 출품돼 경합을 벌였다. 이 자리를 빌려 좋은 작품을 출품해준 광고주와 광고대행사·광고제작자 및 심사를 진행해준 심사위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작품성과 비주얼·아이디어가 우수한 작품들이 출품돼 경합을 벌였다. 그만큼 전자신문이 주관하는 ‘전자광고대상’이 IT 분야를 대표하는 최고의 광고 경연장으로 자리 잡았음을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출품된 작품 대부분은 딱딱한 IT 자체보다는 생활 속에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을 녹여내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컨셉트로 제작했다는 특징이 있었다. 광고주나 크리에이터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해를 더하면서 진보를 거듭해 나가고 있다.

 출품된 작품들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영향 탓에 실용적 작품이 눈에 많이 띄었다. 직접적인 제품 기능 소개는 지양하면서 이미지는 최대한 살리는 참신한 기획이 두드러졌다.

 소비자가 기술이 최신인지 최고인지를 떠나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미지에 주목하는 등 광고에 안목을 갖게 됐고 광고주나 크리에이터 역시 이 같은 점을 감안해 고객의 마음을 자극하고 감동과 신뢰를 줄 수 있는 광고에 주력해 온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미가 큰 만큼 2009 전자광고대상 수상작 선정에는 많은 고심을 해야 했다.

 전자광고대상 심사는 올해 전자신문에 게재됐던 광고 가운데 독창적인 창조성과 소비자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주목성, 브랜드 기여도 및 매체 기여도 등을 주요 평가항목으로 삼고 심사를 진행했다.

 대상으로는 삼성전자의 LED TV 광고인 ‘LED로 잡았다-살아있는 그대로(표범·매 편)’를 선정했다. LED TV는 빛을 내는 반도체로 잘 알려진 LED를 광원으로 채택한 제품으로 광고에서는 이 제품이 왜 전 세계 가전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지 특장점을 간단 명료하게 잘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이 광고 두 편은 ‘살아있는 그대로를 잡는다’는 광고 카피에 TV 속에 잡힌 매의 모습이라는 장면 연출로 삼성전자 파브가 추구하는 LED 하이퍼리얼 화질을 강조했다. 하이퍼리얼(hyper real)은 극사실주의라는 뜻으로 사진보다도 더 사진 같고 현실보다 더 현실적임을 표현하는 개념이다. 이 광고는 TV 속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매의 날카로운 비상을 그야말로 하이퍼리얼로 표현, LED TV가 가진 현장감 넘치는 장면을 멋지게 연출해냈다.

 금상을 차지한 LG전자의 ‘Good-bye 열대야∼’ 편은 카피에 드러나듯 밤잠을 설치게 하는 한여름 밤의 더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제품의 장점을 잘 표현했다. 기분 좋은 잠에 빠진 모델 주변으로 마치 멀리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설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주변을 덮는 듯한 장면 연출로 전반적으로 시원하고 쾌적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은상으로는 SK텔레콤의 ‘더 큰 세상을 발견할 것이다’ 편을 선정했다. 콜럼버스가 1492년 지브롤터 해역을 건너 신대륙을 찾아 떠나며 말했다는 ‘More Ahead’를 광고 카피로 삽입, 커뮤니케이션의 영역과 기술 및 서비스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SK텔레콤의 의지를 돋보이게 제작했다. 대양을 힘차게 가로질러 항해하는 범선의 이미지가 특히 인상적인 이 광고는 개척자처럼 통신영역을 뛰어넘어 그 이상의 더 큰 세상을 찾아나선다는 의미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동상은 KT의 ‘세상 모든 감탄사 위에 Olleh KT!’ 편이 차지했다. KT는 Olleh를 새로운 경영 방향으로 선정했는데 독특하면서도 짧고 강렬한 이 말이 유행어로까지 발전하면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광고에서는 수많은 각양각색의 인물이 한 방향을 쳐다보며 한결같이 올레를 외치는 장면으로 구성,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단순하면서도 특징적으로 표현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공동 수상작인 SK브로드밴드의 ‘세상을 다르게 보라’도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IPTV 등 유무선 결합상품을 실타래로 엉켜 있는 하나의 구로 표현, 인터넷으로 연결된 또 하나의 다른 세상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

 기업은행의 ‘아빠를 부탁해’ 편도 공동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금융 위기와 맞물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지원과 응원의 목소리를 담은 이 광고는 시기적으로나 컨셉트 면에서 시의성이 우수했다. 특히 어린아이의 해맑은 내레이션으로 위기 상황에서도 대한민국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종사자들의 고충과 아빠를 위한 가족의 소망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낸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인간중심, 행복 등의 기업 핵심 가치를 고객에게 품위 있게 전달하는 광고들이 올해에도 소비자의 시선을 끌지 않았나 한다. 이번 심사에서도 제품과 이미지, 인간의 감성 사이에서 심사의 균형을 맞추는 데 주안점을 뒀고 이런 점을 우선적으로 감안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다시 한 번 수상한 기업과 광고인들에게 축하와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