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보는 한국교육은 `극과 극`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 교육열에 대해 찬사를 보낸 반면 유엔은 과도한 사교육비에 따른 교육의 불평등, 경쟁체제에 대해 우려했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바라보는 해외의 두 가지 시각이 같은 날 소개되면서 관심이 모아진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한국의 뜨거운 교육열을 소개하며 미국 부모들의 분발을 간접 촉구했다.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 학생들에 비해 뒤처진 미국 학생들의 과학, 수학 능력 향상을 위한 ‘혁신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착수 방침을 발표하는 기회를 통해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한국 방문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했다”면서 “(한국의)교육 정책에 관심이 있었고, 이 대통령에게 한국의 교육 정책에서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지를 물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이런 질문에 이 대통령이 “가장 큰 과제는 부모들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면서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도 자식들은 최고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어린이들이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배워야 한다고 부모들이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수천명의 원어민 교사들을 들여올 수밖에 없다고 이 대통령이 말하더라”고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게 바로 이 대통령이 가진 가장 큰 교육 과제였다”면서 “학교에서 우수함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부모들의 주장, 요구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엔이 23일 채택한 우리나라 정부의 경제·사회·문화적 권리규약(이하 사회권 규약) 이행 여부에 대한 심의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의 불평등한 교육시스템을 지적했다.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는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이 교육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학생들이 일류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좌우된다”며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하고 상급학교 선택권을 제한하는 일제고사 제도는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