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단계 녹색기술, 누가 선점하느냐가 중요”

“걸음마 단계 녹색기술, 누가 선점하느냐가 중요”

 “탄소배출 규제에 따른 그린 제품·서비스의 확대, 저비용 고효율화, 산업 간 융·복합화 등이 가져올 미래 세상의 패러다임 변화는 이제 교통 환경에서의 새로운 고민과 시도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범동 브이엠 기술개발컨설팅 사장(27)은 요즘에는 매우 드문 20대 청년 사업가로 ‘전기 이륜차’ 분야에서 관련 업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대학생 시절(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중국 여행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전기스쿠터를 보고 시장 잠재력에 주목한 그는 곧바로 제품화 구상에 나서 지난 2007년 대학원 재학 중 국내 환경에 맞는 전기 이륜차를 개발, 시장 판매를 시작했다.

 “2003년 가족 여행차 중국 상하이를 방문했을 때 중국 내 스쿠터 중 상당수가 전기를 이용하는 것을 알게 됐다”는 그는 예정보다 일정을 연장해 전기스쿠터 시장을 조사한 결과, 중국 전기스쿠터가 등판능력이 떨어지고 배터리 수명도 짧다는 점을 파악하고 도로의 높낮이 변화가 심한 국내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을 만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그는 대전력 스위칭 및 제어용 파워모듈(IGBT) 소자를 채택하는 한편, 체인을 사용하지 않고 구동모터를 휠 안쪽(허브)에 넣어 동력 효율을 크게 높이는 데 성공하고 제품화에 나섰다.

 제품의 출력도 220와트(W)에서 550W급으로 다양화했고, 내년에는 1000W급 고출력 제품을 비롯해 1회 충전으로 최장 220㎞까지 주행가능한 장거리용 제품, 30도에 달하는 경사지에서도 높은 등판력을 내는 하이토크 제품 등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제품 중 일부는 이미 온라인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져 300대 이상이 팔려 나갔고 필리핀·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 기업·기관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저탄소 녹색성장이 전 세계의 화두로 올라서면서 풍부한 인적자원과 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며 “녹색성장과 관련된 기술은 대부분 초기단계여서 누가 해당기술을 선점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미 한국형 전기 이륜차를 상용화한 그가 3륜전기차, 전기자전거, 전기차 무인임대·위치추적 시스템 등 그린 교통 분야의 다양한 제품으로 관심을 확대하고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와 함께 대중 교통망이 정비되지 않은 저개발국들을 대상으로 한 녹색 교통망 설계 및 컨설팅, 차량 리노베이션 사업 등도 구상하고 있다.

 현재 같은 대학 과학기술경영정책 분야 박사과정에서 비용편익 차원의 교통망을 상호 비교하는 연구도 병행하고 있는 그는 한국의 리처드 브랜슨을 꿈꾸고 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함께 가장 창조적인 경영자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 버진그룹의 브랜슨은 비록 괴짜 CEO로도 불리지만 우주여행 상품의 판매에 나서는 등 상상을 현실로 일궈내는 혁신과 파괴의 전도사로 꼽힌다”고 설명하는 그가 ‘젊은 그린 전도사’로서 향후 펼쳐 놓을 녹색 길에 기대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