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2차전지 업체들이 자전거와 오토바이 등 전기이륜차를 대상으로 전지 납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장치용 등 규모가 큰 2차전지는 아직도 수요가 본격 발생하지 않고, 당장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이륜차는 당장 유럽과 중국에서 도로를 달리고 있고 국내에서도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최근 수요가 급속 확산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자전거용 2차전지 수요는 연간 유럽은 700만대 이상, 중국은 1000만대 이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수출용 위지로 우리 2차전지 업계가 대응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정부도 자전거산업 육성을 위해 부품단지 조성에 나서는가 하면 관공서를 중심으로 업무용 보급까지 확대되고 있어 가파른 국내 수요 성장이 예상된다. 전지업체인 코캄,이랜택 등 휴대폰과 노트북 용 전지패키지 업체는 물론 부품업체인 파워로직스와 넥스콘테크놀로지 등이 자전거용 2차전지 생산과 개발에 나서고 있다.
코캄의 경우 주로 유럽에서 사용되는 근거리전기자동차(NEV)에 2차전지를 공급하고 있지만 전기자전거용 수요도 대비하고 있다. 코캄은 올해 10억원 가량의 전기자전거용 매출을 창출한 뒤 내년에는 중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 수요를 겨냥해 매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랜택도 내달 국내 자전거 업체의 승인을 받는대로 전지공급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보호회로 업체인 파워로직스와 넥스콘테크도 내년 전기자전거용 수요에 대비해 일부 패키지 제품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택의 한 관계자는 “전기 자동차에 2차전지가 채택되기 위해서는 최소 2∼3년을 내다봐야 하지만 자전거는 당장 해외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어 대용량전지 시장으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전기자전거는 순간출력이 자동차의 5분의 3수준이고 수명도 3년 이상으로 자동차와 비슷해 기술적인 면에서도 전기자동차의 과도기적 단계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하지만, 전기자전거의 국내 확산을 위해서는 가격 현실화와 제도적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전기자전거의 가격이 보통 100만원대 초반에서 200만원대를 넘어서는 상황인데 국내에서 자전거를 이 가격에 구매하려는 사람은 사실상 마니아층에 국한된다”며 “이를 위해선 현행 70만원대에 이르는 배터리 가격이 더 낮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법상 전기자전거는 페달의 보조수단으로 속도가 시속 30∼40㎞로 제한돼 있지만 자전거로 인정되지 않고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 이륜차에 해당돼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릴 수 없는 등 제도적인 개선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