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과학기술계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최근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에 과학벨트를 핵심 영역으로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한 가운데 과기계는 세종시 대안으로 과학벨트를 거론하는 것에 강력히 반발했다.
25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이기준)를 포함한 12개 과학기술 단체들은 과학비즈니스벨트 공동포럼을 개최하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정치적 이용을 우려한다’는 제목의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9월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행정복합도시 원안 수정 방침을 제기하면서 정치권과 지역의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여러 차례 세종시의 색깔이 바뀌었고 최근 ‘교육과학도시’로 가닥을 잡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정작 과기계의 의견은 무시된 채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성명서에서 이들 단체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기초과학과 국가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프로젝트인 만큼 과학기술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사업 투자나 입지 선정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기준 과총 회장은 “과학벨트의 입지 선정이나 투자는 기초과학의 경쟁력에 근거해서 정치성을 배제하고 과학계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백 한국물리학회 회장은 “마치 과학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따라가는 듯한 모양새가 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년 성균관대 교수는 ‘창의적 생태계와 새로운 가치 창출 조성’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기초연구원·방문연구자·어린이 등 과학벨트의 수요자가 원하는, 수요자에 의한 한 차원 높은 도시 개념의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과학계 주요 인사 외에도 직접적인 이해 관계가 얽힌 대전광역시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