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상 e러닝 서비스 업계가 지난 10월 새롭게 개정된 노동부의 e러닝 콘텐츠 심사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올 연말 기업 e러닝 수강 대란이 예고됐다.
업계가 새 기준에 맞춰 콘텐츠 심사를 요청했으나 무더기로 탈락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업계는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업계는 노동부가 제시한 시간 산정 기준이나 적합·부적합 과정 판정 기준 등이 다소 모호하고 주관적이어서 예상치 못한 심사 탈락이 불가피하다며 이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25일 기업 대상 e러닝 콘텐츠 제공 기업들의 모임인 한국이러닝기업연합회(회장 배재근)는 노동부의 신규 콘텐츠 심사기준과 관련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회장사인 크레듀 외에 한화S&C?포스코인재개발원 등 회원사 10여곳이 참여했다.
노동부는 ‘직업능력지원개발에대한법률’시행령에 따라 e러닝 1개 과정이 16시간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러닝 업계는 매 2년마다 노동부 산하 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에 신규 또는 기존 e러닝 과정에 대한 심사를 요청, 이를 통과해야 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문제는 지난 10월 노동부가 새롭게 바꾼 심사 평가기준이 매우 엄격해졌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e러닝 콘텐츠 중 어떤 요소를 시간에 포함시킬 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치 않아 혼선을 빚고 있다. 실제로 크레듀는 지난달 신규 3개 과정에 대한 심사를 직능원에 신청했으나 모두 탈락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나름대로 16시간을 충분히 넘겨서 콘텐츠를 제작, 신청했지만 탈락했다”며 “이들 과정을 계약한 기업들의 수강 연기가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크레듀는 내년 3월까지 새 기준에 맞춰 350개 과정을 재심사받기 위해 최근 20명의 별도 TF까지 꾸렸다.
한화S&C도 최근 새 기준에 따라 심사를 요청했다가 일부 과정이 예상밖으로 탈락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e러닝 업계가 새 기준을 맞추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며 “아예 신청을 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기한인 내년 3월까지 심사를 미루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이지만 노동부는 대통령령인 시행령을 바꾸는 것이 만만치 않은데다 최근 가이드라인을 개선한 터라 업계의 요구를 수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심사 평가기관인 직능원 관계자는 “기존 평가의 문제점을 개선해 가이드라인을 만든 만큼 추가 보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