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RPM9은 취재 및 촬영을 위해 국산 디젤 소형차를 렌터카로 이용하고 있다. 디젤 차량 선택 이유는 연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휘발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연비가 우수한 차량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크기가 작고, 배기량이 적은 소형차나 경차의 연비가 우수하지만, 동급에서 비교할 때 휘발유 차량보다 연비가 우수한 차로는 대표적으로 디젤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들 수 있다.
디젤차는 과거와 달리 최첨단 제어 기술의 발달로 정밀하게 연료를 분사해 주는 커먼레일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소음과 진동이 줄어들고, 힘은 커지면서 연비는 더 좋아졌다. 또 촉매 장치의 발달로 매연도 획기적으로 줄었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같은 차량일 경우 디젤 자동차가 휘발유 자동차에 비해 최대 약 30%까지 연료 소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비슷한 수준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다. 하이브리드라는 말은 서로 다른 요소가 두 가지 이상 섞여 있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에서는 서로 다른 동력원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차량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휘발유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갖춘 휘발유 하이브리드를 들 수 있다. 유럽에서는 디젤 하이브리드, 국내에서는 LPI 하이브리드도 소개되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휘발유 엔진을 사용하는 도중 엔진의 힘이 필요하지 않은 순간마다 유휴 동력으로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충전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그 전기로 모터를 돌려 엔진에 힘을 보탬으로써 전체적으로 연료 소모를 줄이는 시스템이다.
디젤 차량이 대체로 모델에 관계없이 비슷한 연비 향상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하이브리드 차량은 브랜드와 모델에 따라 그 성능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모델에 따라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 이상의 연료 절감 효과를 보인다. 따라서 연비를 고려해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입할 때는 해당 차량의 실제적인 연비 향상 효과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연비가 훨씬 높다고는 하지만 차량 가격이 너무 비싸면 경제적인 면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 회사와 모델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수입차는 디젤 차량과 휘발유 차량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옵션에 따라서 디젤 차량이 더 싼 경우도 있다. 수입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이들에게는 디젤차가 아주 매력적이다.
반면 국산차는 휘발유 차량에 비해 디젤 차량의 가격이 월등히 더 높다. 결국, 운행 거리가 아주 많은 경우가 아니라면 가격이 더 싼 휘발유 차량을 구입하는 것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 국산 디젤차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수입차와 국산차 모두 휘발유 차량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경쾌한 주행을 포기하면서까지 연료를 절감한다 하더라도 역시 차량 가격 차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수입 디젤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각각 한 모델씩을 직접 비교해 보자. 하이브리드의 대명사 도요타 프리우스는 3세대로 성장하면서 예전에 비해 세련된 스타일과 보다 더 파워풀한 주행이 가능해 진데다, 29.2㎞/l에 이르는 경이로운 연비를 선보이고 있다. 가격은 기대보다 매력적인 3790만원이다. 비교할 차량은 폭스바겐 6세대 골프 2.0 TDI로 파워풀한 주행 성능과 함께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인 17.9㎞/l를 선보이면서, 가격은 프리우스보다 400만 원 싼 3390만 원이다. 이 두 차량은 서로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 시장에서 재미있는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박기돈기자 nodikar@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