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가정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퍼졌던 캠코더 인기가 줄어든 이유는 디지털 카메라 보급과 관련이 깊다. 요즘 디지털 카메라는 작은 크기에 광학줌, HD 등 쓸만한 동영상 촬영 기능을 가지고 있어 굳이 캠코더를 구입할 이유가 적어졌기 때문이다. 또 휴대폰도 왠만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니 상대적으로 크고 거추장스러운 캠코더를 구입하기가 꺼려지는 것도 사실.
하지만 소니 HDR-CX500(이하 CX500)은 이전 캠코더와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엑스모어 R 시모스(CMOS) 센서 기술을 장착한 이 제품은 촬영 감도가 기존 모델보다 2배나 높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따라서 어두운 곳은 물론 실내에서도 원하는 만큼 또렷하게 촬영할 수 있다.
사실 휴대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로 실내 촬영을 하다보면 사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거나 심하게 노이즈가 끼는 경우가 많다. CX500을 실제로 사용해보니 실내 촬영시 기존 캠코더와 비교해 상당히 선명한 화면을 찍을 수 있고 노이즈도 효과적으로 줄었다. 이 정도라면 따로 조명을 쓸 필요가 없을 정도다.
또 필요할 때 중간중간 찍은 실내 사진 촬영도 웬만한 콤팩트 디지털로는 뽑아내기 힘든 수준(실외 사진은 상대적으로 색감이 아쉬운 편)을 보여줬다. 덕분에 이 제품을 들고다니는 동안 따로 디지털 카메라 생각이 들지 않았다.
소니 고유의 캠코더 기본기는 CX500에서도 여전히 건재하다. 초기 작동 시간, 12배까지 가능한 광학줌, 그리고 오토포커스 속도가 모두 빨랐고 내장 마이크의 감도도 만족스러웠다. 손으로 잡았을 때의 안정감과 손맛도 괜찮지만 3방향 흔들림 방지 기술은 삼각대 없이 줌을 당겨서 촬영할 때 꽤 유용하다. 배터리 사용시간도 충분한 수준이고 풀HD 촬영 기능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탄탄했다.
CX500은 하드디스크 대신 SSD를 내장해 경량화(439g이다)했으며 소음·발열 방지에도 작지만 그래도 오래 쓰면 핸드스트랩과 맞닿은 부분에서 약간 열이 난다. 물론 사용하기에 불쾌한 수준은 아니다. 32GB의 용량의 SSD는 최고 화질로 녹화할 경우 3시간 50분 가량을 저장할 수 있다. 이것도 꽉 차서 모자란 경우 메모리스틱을 꽂아 추가로 촬영할 수 있다.
쓰면서 느낀 단점이라면 별도의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고 동영상 뷰어만 달랑 들어있는 것을 들 수 있다. 캠코더 내부에도 편집 기능이 있지만 아무래도 따로 소프트웨어를 쓰는 것만 못하다. 그리고 소니 디지털 기기의 가장 큰 단점 가운데 하나인 독자 규격인 메모리스틱 규격을 고수하는 것도 문제다. 마이크로SD만 써도 본체 크기를 더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한지훈 라지온닷컴 운영자 http://www.lazion.com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