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텍비젼은 지난 1999년 창업 이후 변화무쌍한 팹리스 업계에서 1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왔다. 최근에는 미국 반도체기업인 어플라이드마이크로(AMCC)와 셋톱박스용 복합칩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미국 AMCC와 협력사례는 실력있는 파트너라면 국적을 따지지 않고 제휴가 가능하다는 엠텍비젼의 새로운 변화를 보여줬다.
이성민 엠텍비젼 사장(47)은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내년을 기대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최근 사업방식을 바꿨다. 그는 “(우리가 해왔던) 모바일은 대형 몇개 기업이 이끌지만, (앞으로 도전할) 컨슈머·자동차시장을 위해서는 전문 협력업체들이 필요하다”면서 “그동안은 개발력은 좋은데 영업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앞으로는 마케팅과 시장발굴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화가 본격화될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주력은 셋톱박스 부문 복합칩 생산으로 잡았다. 그는 “셋톱박스는 앞으로 엠텍비젼이 추구하는 컨슈머사업의 핵심 제품이 될 것”이라고까지 예고했다. 지금까지의 주력사업인 모바일을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무게중심 이동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성민 사장은 엠텍비젼의 주포인 영상처리칩과 GSM 베이스밴드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내년 1분기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출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GSM 베이스밴드칩은 지난 1년간 터다지기를 끝내고, 연말에는 대만 미디어텍에 맞설수 있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300만화소까지 우위를 점했다가 500만화소부터 일본 업체에 뒤지기 시작한 이미지신호프로세서(ISP) 제품도 최근 시장을 되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민 사장은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는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본다”면서 “내년 2분기 이후부터 반격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경영자로서 올해 부진을 시인하는 이성민 사장의 솔직한 발언 속에 내년이 좋을 것이라는 믿음을 읽을 수 있었다.
“1년에 연구개발비로 280억원을 쏟아붓는 회사인만큼 남들이 생각하는 건 다 준비하고 있습니다. 10년간의 경험과 투자가 시장 요구사항에 빨리 대응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내년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