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내년 한국경제 4% 중반대 성장"

 국내 증권사들은 내년 우리 경제가 4% 중반대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최근 전망(5.5%)에 비해서는 낮지만 대부분 정부 전망치(4%)는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동양종금증권, 대신증권 등 8개 증권사의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4.4%로 집계됐다.

 유진투자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이 각각 4.9%로 가장 낙관적이었고, 대신증권 4.6%, IBK투자증권 4.5%, 현대증권 4.5% 순이다. 반면 한화증권은 3.7%로 상대적으로 비관적 견해를 보였고, 신한금융투자도 3.9%로 4%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들은 한국경제가 기저 효과로 ’상고하저’의 성장 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상반기 재고 확충(Restocking)이 기업투자 회복과 소비확대로 이어지고, 하반기엔 선진국 시장의 회복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세계 경제위기에서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는 중국경제가 내년에도 내수성장을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 한국 경제도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 신동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투자의 본격화, 글로벌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한국 경제는 내년에 본격적인 확장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기업실적 호전에 따라 임금인상 요구가 높아지고, 수요확대에 따라 민간서비스 요금의 인상도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출구전략 본격화에 따른 성장속도 둔화 우려, 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 정부정책효과의 약화, 신종플루의 확산 등 국내외적으로 많은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한국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또 미국 실업률의 고공행진과 주거용 모기지 연체율 상승, 높은 가계 저축률 및 신용카드 연체율 등이 국내외 경제 회복의 복병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