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엔에프 `나홀로 고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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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중소 서버업체 케이티엔에프가 극심한 시장 불황 속에서도 나홀로 고성장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글로벌기업의 공세와 수요 감소라는 두가지 악재 속에 이룬 것이어서 수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국내 서버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5일 케이티엔에프(대표 이중연 www.ktnf.co.kr)는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 65억원에서 60% 가량 늘어난 약 11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케이티엔에프로서는 창립 8년여 만에 첫 연간 매출 100억원 돌파라는 값진 성과를 이룰 전망이다.

 케이티엔에프의 매출 신장에는 수년 전부터 추진해온 ‘타깃’ 전략이 주효했다. 회사는 창립 초기만 해도 HP, IBM, 델 등 글로벌 서버업체가 판매하는 것과 동일한 범용 x86서버를 주력 사업으로 삼았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 보안 등 특수 용도에 쓰이는 어플라이언스서버로 전략 제품군을 전환했다.

 국내에서만 연 2∼3만대 x86서버를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과 정면 대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중연 사장은 “우리가 글로벌기업에 비해 강점을 지닌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보니 고객이 원하는 ‘튜닝 포인트’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며 어플라이언스서버 사업 강화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8년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 않은 것도 서서히 효과를 드러냈다.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다른 국내 서버·스토리지업체가 한때 200억∼300억원 매출을 올리며 호황을 누릴 때도 케이티엔에프는 ‘거북이’ 형태의 성장전략을 취했다. 회사는 지난 해까지 큰 폭의 성장을 이룬 적은 없지만 마이너스 성장과 적자를 기록한 적도 없다.

 이처럼 꾸준한 성장은 외부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케이티엔에프는 최근 국내 시스템업체로는 드물게 한 금융기관으로부터 20억원 규모의 자본투자를 유치했다.

 이중연 사장은 “무리하게 매출을 늘리기보다는 더디더라도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성장 전략을 지켜왔다”며 “앞으로 출입통제시스템용 서버, 직류전원용 서버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룬다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